‘본전 찾기’ 나선 투자자…코스닥 벤처펀드 환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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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찾기’ 나선 투자자…코스닥 벤처펀드 환매 몸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4.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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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벤처펀드 올해 730억대 자금 이탈…수익률 양호 불구 코스닥 지수 상승에 이익실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 상승세에 수익률을 회복한 ‘코스닥벤처펀드’가 투자자들의 이익실현에 따른 환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3년 이상 장기 보유하면 세제혜택도 주어지지만 투자자들의 일명 ‘단타’ 문화에 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따르면 올해로 출범 1년을 맞이한 코스닥벤처 펀드의 환매 규모는 733억원에 달한다. 이는 코스닥벤처 펀드의 전체 설정 규모(공모펀드 기준) 6223억원에 10%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자들의 ‘환매 러쉬’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KTB코스닥벤처 펀드는 올해 372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출됐고,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 펀드도 12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본전 찾기’에 나섰다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투자자산의 20%(코스닥 종목)를 공모주에 우선 배정한다. 보통 코스닥벤처 펀드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과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벤처기업의 신주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비상장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주가가 급등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실제 최근 1년 기준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 펀드’의 성과가 가장 우수했는데, 이 펀드는 코스닥지수 상승보다는 공모주 우선 배정 효과를 극대화해 수익을 낸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주가가 135% 오른 이지케어텍과 셀리드(56.4%), 에코프로비엠(37.5%) 등을 펀드 포트폴리오에 담아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처럼 양호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장기 성과를 반영하지 않는 우리나라 투자 문화 특성상 자금유입에 있어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가입 후 3년 이상 펀드 보유 시 투자금의 10%(최대 3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도 주고 있지만, 일반 주식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수익률이 오르면 이익실현에 나서는 단기 투자 문화가 펀드 시장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세제 혜택보다는 수익률 상승시 적극적인 이익 실현이 중요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일반 주식과 달리 펀드는 장기성과를 중요시 한다. 다만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에 대한 신뢰가 낮아 일정 수익률을 올리면 빠지는 식의 투자가 펀드 성장을 가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코스닥벤처펀드가 시장만 왜곡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코스닥벤처펀드의 나머지 중 15%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해야 하는데 운용사들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표면이자를 0%로 해놓고 발행해 시장을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출범 당시 코스닥 벤처펀드는 단기간에 약 3조원(공모+사모)이라는 자금이 몰려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상과 달리 유통시장보다는 발행시장에 더 관심이 쏠리면서 ‘메자닌’ 과열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펀드가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주식 전환시 오버행 물량들이 쏟아지면 시장을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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