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장외 신경전 돌입
상태바
김정은-트럼프, 장외 신경전 돌입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4.18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건부 대화" 선언 이후 이틀째 군사 시찰/ 러시아와 대북제재 완화 정상회담도/ 백악관 "비핵화 진전 있어야 3차회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부대원들과 웃으며 환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 뒤편으로 북한이 운영하는 수호이-25 전투기이며, 북한 경호팀의 도요타 랜드크루저 차량도 눈에 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을 시한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건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선언한 직후 연일 군사 시찰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대북제재 완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미 백악관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노골적인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을 확인할 수 없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은 없다고 했다. 협상장 밖에서 북미 양측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장은 "이 무기체계의 개발완성은 인민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우리식 무기체계 개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사격방식으로 진행한 사격시험에서는 특수한 비행유도방식과 위력한 전투부 장착으로 하여 우월하게 평가되는 이 전술유도무기의 설계상 지표들이 완벽하게 검증됐다"며 "전략무기(핵무기와 ICBM)를 개발하던 시기에도 늘 탄복했지만 이번에 보니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 노동계급이 정말로 대단하고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무기가 없다"고 했다. 

이는 완벽한 ICBM의 완성도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대미 메시지나 다름없다. 이날 통신은 시험한 무기의 종류와 제원 등 사진도 게재하지 않았다. 이에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무기 실험을 통해 올 연말로 시한을 둔 미국과의 협상 전 저강도 견제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형 전술무기 시험 참관 전날에는 평양의 하늘을 방어하는 순천 공군부대를 찾기도 했다. 시정연설 직후 연 이틀 군사행보에 나선 것이다. 군사 시찰이 5개월만에 재개된데다 시점 역시 미국을 겨냥한 행보임을 짐작케 한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은 다음주 중국을 거쳐 푸틴 대통령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의 뒷배임을 미국에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의 제재망을 뚫어보이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그러나 미국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볼턴 보좌관은 현지시간 17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의 무엇을 주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진짜 징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면 3차 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이뤄져 왔느냐'는 질문에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