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계 순위 7위에서 60위권 아래로 뚝
아시아나 자회사도 빠지면 금호고속·금호산업만 남아
과거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사세 확장에 결국 발목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과거 재계순위가 7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빠지게 되면서 60위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재계에서는 그룹 오너인 박삼구 전 회장의 잘못된 경영판단이 그룹 전체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수혈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을 거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결국 채권단의 압박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선택했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외부 차입이 없을 경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총 3조4400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년내 상환해야 할 단기채는 1조3200억원이다. 해당 금액은 금호아시아나가 자력으로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게 됐다.이에 따라 한 때 7위(2008년)까지 올라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는 자산기준으로 중견그룹 수준인 60위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다.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 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사실상 그룹이 3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드는 셈이다.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회사도 모두 매각하게 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 매출 가운데 70% 이상이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 자회사도 빠지면 금호고속·금호산업만 남아
과거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사세 확장에 결국 발목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