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체
HOME 경제 산업
[이슈 돋보기] 항공 빅2 조원태·박세창, 3세 경영 불시착 ‘위기’조원태 사장, 상속세·지배구조 개선 등 경영권 승계 걸림돌
박세창 사장, 아시아나항공 매각 위기감 높아 역할에 주목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 양대 축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세 경영이 불시착 위기에 놓였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작고로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진했지만 회사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조양호 회장에 이어, 그룹의 경영권을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됐다. 또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경영 공백이 생기면서 조원태 사장 체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게 됐다. 

조 회장에게는 조 사장을 비롯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세 명의 자녀가 있다. 하지만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전무가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라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는 조 사장의 경영권 승계가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걸림돌도 많다. 조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막대한 상속세를 물어야 한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정점으로 한진칼→대한항공·한진→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조 회장과 특수 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이 28.95%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은 17.84%이고, 세 남매인 조 사장(2.34%), 조 전 부사장(2.31%), 조 전 전무(2.30%) 등의 지분은 크지 않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등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의 지분 가치는 36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상속세율 50%를 적용해도 178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영권이 있는 최대 주주 지분 상속에 붙는 20% 할증까지 감안하면 액수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조 회장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 해도,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강성부 펀드와의 추가 지분 확보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칼 지분 9%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는 약 한 달 뒤 지분율을 10.81%로 늘렸고, 올해 3월 12.68%로까지 확대했다. 지난 4일에는 한진칼 지분 0.79%를 추가하며 13.47%를 확보한 상태다.

조 사장이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1975년생인 조 사장은 2004년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부팀장)에 입사했다. 이후 201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 및 영업부문 총괄부사장과 그룹경영지원실 실장, 한진칼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대한항공 사장직에 취임한 지는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아 확실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이 요구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당장 회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빠져나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안이 퇴짜를 맞으면서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오너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200억원)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000억원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년이나 시간이 있었는데 3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통한 우회경영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은 오는 5월까지 한 달 연장된 상태다. 이 기간에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채권단은 채권 회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또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등 대부분 계열사의 최대 주주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잃게 되면 금호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SK와 한화, 신세계 등이 거론된다. 인수자금 등을 고려했을 때 자금조달이 원만한 대기업이 아니면 인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이 추정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1조6000억원 선이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산업은행과 자구안 수정 관련된 추가 논의를 한 바 있지만, 매각과 관련된 논의가 내부적으로 진행됐거나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순탄치 않다는 점은 동일하다”면서 “동시에 수장 공백 상태를 맞게 된 양사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js753@m-i.kr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