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美재무장관에 “한국車 관세면제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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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美재무장관에 “한국車 관세면제 해달라”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4.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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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IMF 총재에 “대북제재 완화 진전되는 시기되면 적극적인 역할 부탁”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조만간 있을 자동차 관세부과 결정에서 한국 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 환율보고서와 이란 제재 예외국 지정 등 한미 재정당국간 주요 의제도 지원사격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홍 부총리는 므누신 재무장관과 약 30분간 면담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자동차가 관세부과 대상에서 최종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 17일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90일이 지난 다음달18일까지 최대 25%의 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 정부는 최종 결정 전까지 미측에 우리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민관합동 대응 대책을 꾸리고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마련해왔다. 이에 대해 므누신 재무장관은 "아직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한·미 무역관계에 미치는 중요성 등을 감안해 잘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또 내주 발표될 미국 환율보고서에 우리나라의 외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투명성 제고 노력과 대미 무역흑자 감소 등이 미국 4월 환율보고서에 적절히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교역 상대국들을 대상으로 이들 나라의 외환 정책을 평가하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은 2016년부터 6차례 연속 관찰대상국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 환율조작 판단 기준(최근 1년간 2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 총생산 3% 초과 경상수지 흑자, 12개월간 GDP의 2% 초과 와환 순 매수 등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1가지 요건만 해당한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말 외환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가 179억달러에 그친 것. 다만 1가지 요건이라도 '관찰대상국' 지정 가능성이 배제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해 므누신 재무장관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보인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노력을 환영하며, 향후에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다음달 3일로 끝나는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적 허용 조치 연장 협상도 지원사격을 요청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랜 핵 합의에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했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8개국에 이란산 원유를 180일간 한시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있다. 다만 '상당한 원유 수입량 감축'을 전제로 6개월마다 협상에 응해야 한다. 미국은 당초 예외조치 연장이 어렵다는 강경한 방침이었지만 최근 리비아 사태 악화로 원유시장이 불안해지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란 제재와 관련해 그동안의 한국의 협조를 높이 평가하며, 국무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긴밀한 소통과 빈틈없는 정책 공조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전날 12일(현지시간) 홍 부총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를 만나며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북한 지원을 위해 각 기관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방미 기간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담당 임원들과 각각 면담을 갖고 최근의 한반도 긴장완화 흐름을 신용평가에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년여 간 남·북 및 북·미 간 대화가 꾸준히 지속돼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의 중요한 모멘텀이 만들어졌다"며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국가 신용등급에도 충분히 반영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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