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빅딜 거부 직접 선언 "북미 대화 연말 시한" 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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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빅딜 거부 직접 선언 "북미 대화 연말 시한" 통첩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4.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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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3차 회담에 대한 용의를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화 시한을 올 연말까지로 못 박고 미국이 요구하는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러나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하노이 회담 결렬과 관련,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첫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라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탄도미사일 요격 시험과 한미 연합훈련 재개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미국의 대조선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측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 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할 게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북한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 노선을 이어나갈 것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기강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있다. 적대적 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시적 제재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해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만성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장기간의 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한 것처럼 적대세력들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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