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낙태죄 위헌 결정에…의료계 ‘환영’ vs. 종교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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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낙태죄 위헌 결정에…의료계 ‘환영’ vs. 종교계 ‘유감’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9.04.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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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현실성 있는 판결”
종교계 “태아 생명권 부정”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앞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 찬성측과 반대측 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위헌 결정에 대해 환영과 유감이 교차했다. 의료계와 여성계 등은 헌재의 결정의 현실을 반영한 판결이라 환영한 반면, 천주교 등 종교계와 보수 진영은 유감을 표했기 때문이다.

◇의료계 “현실성 있는 판결…모자보건법 개정도”

11일 헌재 판결을 지켜본 의료계는 현실을 반영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의사를 표했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낙태 찬반 논쟁과는 별개로 낙태한 산모와 의사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반발해 왔다. 형법 269조와 270조에 따르면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낙태 수술을 한 의료인도 무조건 범죄자가 될 상황에 처한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산부인과 의사도 법을 지키고 싶지만 법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이 문제였다”며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은 1973년 제정돼 발전한 의료기술이나 그에 따른 전문가 의견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이번 헌재 판결에 따라 모자보건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본인이나 배우자에 유전학적 정신장애가 있을 때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강간 등에 의한 임신, 임신을 지속하면 산모 건강이 위험해지는 경우 등 5가지 사유의 낙태만 허용한다. 이때도 임신 중기(24주 이내)에만 낙태가 가능하다.

김 회장은 “현행법은 산모와 관련된 사항만 반영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 장애는 유전되지 않는데도 허용 사유에 들어가 있다”며 “낙태 허용 시기 또한 산모와 태아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 규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깊은 유감…태아 생명권 부정하는 결정”

같은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김희중 대주교 명의 입장문을 내고 “헌재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 소원에 대해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린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교회의는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헌재 판결에 유감의 뜻을 전하는 한편 관련 후속 입법 절차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 허영엽 신부는 입장문을 통해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며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생명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출생과 사망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명의 문화를 지켜내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가톨릭교회도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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