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35억원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재산 문제는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기고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야권은 이 후보자의 주식투자와 관련해 집중 포화를 이어갔으며, 방어에 나선 일부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주식보유가 핵심 쟁점이었다. 앞서 이 후보자 부부의 재산 중 83%(35억 4800만원 상당)가 주식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주식 과다보유’라는 지적이 나왔다. 검사 출신인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67개 종목을 376회에 걸쳐 37만 3043주를 거래했다”며 “현직 법관이 근무시간에 이렇게 많은 주식거래를 한다는 것은 재판은 뒷전이고 판사는 부업이라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 후보자는 주식이 너무 많다”며 “차라리 남편과 워런버핏처럼 주식을 하는 것이 맞지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냐”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주식 투자는 배우자의 결정에 따랐으며, 직접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재판업무에 매진하면서 재산문제를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겼다”며 “배우자가 종목과 수량은 정해서 제 명의로 거래했다. 주식투자에 포괄적으로는 동의했지만 (직접적으로는) 관여를 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거래와 관련한 논란에는 “송구스럽다”며 “이번 기회에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반성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답변을 두고 주 의원은 “최근 청와대 대변인은 (부동산 매입에 대해) 아내가 한일이다, 청와대에서는 무슨 일이 터지면 전 정권이 한 일이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 자세는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당 소속으로 판사 출신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판사가 주식거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그래서 답변이 궁색할 수 밖에 없다”며 “상식적으로 부부간에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 별거부부냐”라고 했다.
여당 의원조차 쓴소리에 가세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사 재직시)공무원은 주식을 해서는 안된다고 배웠다”며 “국민들은 판·검사 정도 되면 고위공직자라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접하기 어려운 정보를 알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질의 끝에 “아니, 왜이렇게 주식이 많느냐”고 탄식하기도 했다. 후보자의 답변에 답답함을 느낀 듯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본인이 정확히 관여한 부분은 말해야 하고, 남편 관련한 내용은 들어보면 이렇다고 말하면 그 자체가 불씨”라며 “오늘 청문회가 후보자 남편의 청문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여당은 이 후보자가 여성이고 지방대 출신이라는 점을 들며 헌법재판관이 되면 상징성을 가질 것이라고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