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속도조절 나선 北 버티기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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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 속도조절 나선 北 버티기 들어가나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4.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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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심 국가사업 연달아 완공일자 연기/ 태영호 "제재 완화 접고 버티기...한미회담 무관심"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는 문재인 대통령은 출발 하루 전인 9일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상당기간 미국과의 대화에 불응한 채 트럼프 행정부 내 ‘빅딜’ 강경론이 잦아들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향후 행보는 11일 열리는 14기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식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에서 몇 가지 단서가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건설 현장과 원산갈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연속으로 찾아 완공일자를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삼지연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이자 김일성 주석의 항일 활동 무대로 김 위원장 일가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현재 김 위원장이 모범구역으로 조성하고자 힘쓰는 곳이기도 하다. 또 원산갈마관광지구는 북한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처럼 김정은 시대 경제개발의 상징과 같은 곳들에 대해 김 위원장 스스로 속도조절을 지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북한에서 한 주일 동안에 최고존엄인 김정은이 올해 북한에서 제일 중요한 대상계획 완공시기를 2개씩이나 늦추어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정은이 올해 상반기 동안은 미북, 남북 사이의 현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방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최근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봤다. 그는 “아마 하노이 회담 총화(평가) 회의에서 하노이 회담 전야에 북한이 남북 합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제재 해제에 너무 집착을 보인 것이 오히려 미국에 약점으로 잡혔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북한은 미북·남북협상에서 제재 해제 문제에서 촉박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남북경협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별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관심이 있었다면 남북회담을 선행시켰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통해 올 하반기까지 버틸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북미협상 전략을 수정해왔다.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까지만 해도 6.25 정전협정일에 맞춰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는데 방점을 뒀지만, 8월 이후에는 대북제재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 한 번 전략 수정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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