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삼성그룹 뇌물수수 부문 핵심증인으로 꼽히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측 요청을 받고 이건희 회장에게 허락을 받아 돈을 주도록 지시했다”며 “이 회장의 사면 같은 특정한 댓가를 바라고 진행한 일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27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이학수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다스의 미국 소송을 맡은 로펌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가 2007년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다”며 “미국에서 대통령 후보를 위해 법률적 업무에 비용이 들어가니 삼성에서 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 측에서 요청한 것이어서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회장은 요청이 오면 그렇게 하라는 취지로 지원을 허락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장님에게 누구를 직접 데려가서 보고하기는 어렵다”며 “주로 보좌진 중에서 제일 지위가 높은 내가 회장님에게 말씀드리고 방침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 삼성이 요구받은 돈에 대해서는 “금액이 크고 작은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나 청와대에서 요청을 하면 현실적으로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어떤 특정한 사안에 도움을 받아서 했다기 보다 이 전 대통령을 도와드리면 회사에 유익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대선 직후인 2009년에 김석한 변호사가 찾아와 청와대에 들러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을 만나고 왔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도움을 고마워하고 있으며 계속 지원해달라고 했고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하니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렇게 하라고 재차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