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별히 전경련 필요성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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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특별히 전경련 필요성 느끼지 못한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3.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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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靑행사 참석에 경실련 "대통령 사과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벨기에 필리프 국왕 환영 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벨기에 국왕 방한은 1992년 보두앵 전 국왕 이후 27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청와대 공식행사에 참석하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공약파기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특별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전경련에 대한 강경 태도를 재차 확인했다. 전경련이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문재인정부는 전경련과 거리를 두는 ‘패싱’을 지속해왔다. 

경실련은 27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마저 지난 국정농단 사태 주범이자 각종 불법 정치자금·로비 사건의 핵심인 전경련과 협력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판단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번 만남으로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가 전혀 없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경실련의 공개질의에 ‘전경련은 스스로 해체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며 “이런 약속이 사라진 데 대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가 진정으로 공정경제·혁신성장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한 발전을 원한다면 재벌개혁 등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전날 허 회장은 청와대에서 열린 필리프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전경련이 벨기에 국왕 참석행사를 주최한 까닭에 청와대가 불가피하게 허 회장의 참석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GS그룹 회장 자격으로는 현 정부 행사에 여러 번 참여한 바 있지만,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청와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간 재계 맏형 역할을 해온 전경련은 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현 정부에서 외면받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전경련은 대통령 해외순방에서도 번번히 배제된 것은 물론이고 청와대 신년회 등 여당과 정부주최 행사에서 이른바 ‘패싱’논란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허 회장의 청와대 행사 참석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전경련과의 관계 해소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하루만에 ‘끌어안기’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경련 패싱이 해소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특별히 전경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과 관계에서 대한상의나 경총 등의 단체를 통해 모자람 없이 서로 협조를 구하고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 들어 정부가 전경련을 ‘패싱했다, 안 했다’ 여부를 밝힌 적이 없다”며 “기업과의 관계에서는 대한상의·경총 등을 통해 충분히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전경련 채널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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