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폰·VR기기 사는 얼리어답터에 대한 조롱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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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G폰·VR기기 사는 얼리어답터에 대한 조롱은 그만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3.2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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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5G 시대를 맞아 각종 신제품·신기술 등이 본격적으로 꽃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젊은층이 그렇듯이 기자도 신기술·신제품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자신을 얼리어답터라고 칭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신제품·신기술을 체험해보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그래서 기자 일을 시작하고 ICT분야 출입처를 맡게 되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각종 박람회, 신제품 발표회 등에서 일반인보다 먼저 체험해볼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얼리어답터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출시하는 기업들에게 고마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없다면 기술의 발전이 더딜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체험을 통한 해당 제품에 대한 장단점이 관련 기업에 전달이 되고 제품 개선과 차세대 제품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프로컨슈머(생산+소비자 합성어)로서 효용도 가지는 셈이다.

많은 사람들은 가성비를 따진다.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성비의 실제 뜻은 ‘지불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에 맞는 적당한 품질’을 가리킨다. ‘값싸고 질 좋은 것’이란 의미와 다소 거리가 있다.

얼리어답터의 제품 구매 패턴을 가성비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이들이 사는 제품들은 그 성능에 그 가격을 생각하면 살 수가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험’을 중시한다. ‘이런 경험을 제공한다면 그 가격이라도 산다’는 주의다.

최근 5G 스마트폰, 폴더블 스마트폰, 가상현실(VR) 기기 등 신제품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면서 인터넷 일부에서 이 제품들을 즐기려는 얼리어답터에 대한 조롱이 눈에 거슬린다.

자신들이 제품을 사고 안 사고는 자유다. 그러나 그것을 사는 것까지 비난할 이유는 없다. 5G 스마트폰이 당장은 큰 효용성을 가지기 어려울 지라도 곧 만족할 만한 콘텐츠와 속도 등 수준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VR 기기도 마찬가지다. 일부 사람이 아직 해상도가 낮다는 것을 들어 시기상조라고 꼽는다. 그러나 일반 모니터를 몇 cm 앞에서 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가능하다. 그런 거리에서 도트가 튀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면에서만 바라봐야 하는 TV와 달리 VR은 고개를 돌려 모든 각도에서 그래픽을 구성해 보여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접을 수 있는 유리는 없다. 유리 대신 액정을 보호해야 하는 차원에서 폴리이미드(PI) 필름을 대신 쓴다. 필름은 어디까지 필름이다. 접었다 펴면 다소 주름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비판하는 사람들은 폴더블폰이 7인치대 화면을 제공해 창을 세 개나 띄울 수 있다는 경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첫째가 없으면 둘째도 없다. 자신들이 사지 않겠다고 해서 신제품들이 반드시 ‘신포도’일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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