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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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년사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2.01.02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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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매일일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년사 전문.

신한가족 여러분.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으로 신한금융그룹을 성원해 주시는 고객님들과 주주 여러분의 가정에 발전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업무에 헌신하며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신한가족 여러분들의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난 2011년부터 세계 경제는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각국 정부들은 상이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부족한 재정적 여력 때문에 쉽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내수 부진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신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영진 승계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고 그룹 운영체계를 강화하는 등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갔습니다. 재무적으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적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금융권 최고의 실적을 일궈낸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는 위기를 맞아 한 마음이 돼 어려움을 극복해 낸 신한인들의 노력과 열정의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의 알찬 성과에도 앞으로도 우리가 이와 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지는 매우 불확실합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면 우리나라의 성장 기반도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또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급격한 체제의 변화는 없을지라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사회적 환경도 금융회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금융업에 대한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각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어느 때 보다 저하되고 있습니다.

또한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금융업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버릴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변화와는 전혀 다릅니다. 과거의 환경 변화가 경기 순환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변화였다면, 최근의 변화는 보다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인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현존하는 생물은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급격한 환경 변화를 이겨내면서 살아남았고, 진화에 실패한 생물은 멸종됐습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크고 강한 기업이라 해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결국은 쓰러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신한이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그 흐름을 관통하는 가치의 중심을 바로 찾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개혁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한금융그룹은 2012년 전략목표를 '새로운 진화(進化) 2012'로 정하고, 다음 세 가지 전략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견고한 조직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잘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튼튼한 사업 기반과 안정적 수익 창출력을 확보하지 못한 조직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다가, 정작 중요한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맙니다.

따라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일수록 경영의 내실을 다지고, 변화 대응력을 높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버티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조직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기 대응체계를 다시금 정비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사들이 탄탄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신한은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융·복합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여건이 어려워지더라도 그 이면에는 또 다른 기회가 숨어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금융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환경 및 기술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룹 내부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또 한번의 도약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신한은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CIB 와 WM 사업모델을 준비해 왔으며, 이제 본격적인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도 먼저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다소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고객 중심'이라는 신한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그룹 역량을 하나로 모은다면, 우리의 노력이 머지 않아 훌륭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셋째, 따뜻한 금융을 꾸준히 추진해야 합니다.

종래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가 대립적인 관계로 인식되어 왔으며, 금융회사들 역시 이러한 대립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다음에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시대에는 사회적 가치를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존립의 기반을 잃게 될 것입니다.

저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기업만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받아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다소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먼저 우리 스스로가 구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자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따뜻한 금융의 기본 정신은 사회적 가치를 기업활동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핵심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포터 교수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불가(佛家)의 전승에도 이타자리(利他自利)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곧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는 이 말은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2012년은 우리가 '따뜻한 금융'을 범 그룹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원년이 돼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한가족 여러분.

대부분의 생물들은 여러 세대에 걸친 유전자 변이를 통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화해 나갑니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생물에 비해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자신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이것이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는 진화의 속도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입니다. 기업문화의 강약, 구성원의 진화의지가 이기는 기업과 패배하는 기업을 구분 지을 것입니다.

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의연히 받아들이는 신한인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믿습니다. 그리고 신한은 이길 것입니다.

임진년 한해가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비상이 시작된 해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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