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정치문제 되면 실패...망설였지만 중책 수락”
상태바
반기문 “미세먼지, 정치문제 되면 실패...망설였지만 중책 수락”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3.21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같은 문제로 어려움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 필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을 수락한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정치권을 향해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단기간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과 공동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후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한다”며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를 정치적 문제로 접근하면) 범국가 기구를 만들 이유가 없다”며 “이 문제만은 정치권 전체가 국민 안위만 생각하며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반 전 총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라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수용했다. 반 전 총장은 노영민 비서실장의 직접적인 요청을 받고 수락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오후 2시부터 약 40분간 반 전 총장을 접견했다. 반 전 총장은 “조금 전 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관해 상세한 의견을 나눴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준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위원장직 수락 결정에 있어 망설임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다”며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을 표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위한 그분들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행동을 위해 해외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우리 국민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 받는 상황에서 어렵다고 회피하는 건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게 아님을 국민도 잘 아실 것”이라며 “개인부터 산업계·정치권·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또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 기구와 관련된 질문에는 “이번에 출범하는 범국가기구는 대통령 직속으로, 지금은 총리 산하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해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협의를 통해서 사회적 합의점을 도출해나가는 이런 데 큰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실무추진단이 곧 결성이 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기후변화라든지 미세먼지 저감대책이나, 국민 보건 형성, 국제협력을 활성화시키는 여러 분야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도출해내는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위원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