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방향·경영권 참여 여부 늫고 견해차 극복 못해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토스는 신한금융이 당초 투자하기로 한 몫만큼, 자본금을 댈 또다른 투자자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어떤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21일 신한금융은 “지난달 11일 업무협약 체결 이후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방향 및 사업모델,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그러나 실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이 상당부분 차이가 있어, 논의 끝에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별 이유…인터넷은행 사업 방향 차이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국내 1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과 국내 핀테크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주축이 돼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두 회사는 사업 방향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토스는 ‘작은 인터넷은행’ 관점으로 사업을 추진한 반면, 신한금융은 ‘큰 인터넷은행’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봤다.토스는 유럽식 ‘챌린저 뱅크(CB‧Challenger Bank)’를 지향한다. 챌린저 뱅크는 영국에서 등장한 소규모 신생 특화은행으로 △소상공인 △중소기업금융 △소매금융 등에 주력해 성장력을 키우는 전략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 대출 상품만을 취급하며 특화된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다.반면 신한은행은 생활플랫폼의 분야별 대표 사업자가 참여,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하는 포용성을 강조한 오픈뱅킹을 원했다. 국민의 24시간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한 쇼핑·배달·음식·숙박·여행 등이 금융에 녹아드는 금융생태계 확장 개념의 인터넷은행을 원한 것이다.특히 신한금융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력을 고려, 토스뱅크의 2대 주주로서 최소 15% 이상의 지분 확대를 검토했다. 신한금융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기보다 경영참여까지 고려, 협상과정에서 이 같은 의사을 토스에 전달했지만 사업의 방향성부터 달라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토스 입장에서는 신한금융이 당초 투자하기로 한 몫만큼, 자본금을 댈 다른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제대로 된 은행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수년내 자본금을 1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토스는 사내유보금이 없고 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어떤 국내 기업이 컨소시엄이나 증자에 참여할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은행의 영업을 허가해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 되는 인터넷은행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금융당국이 심사과정에서 자본의 성격이나 주체를 파악해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국내 은행은 내국인 주주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일시에, 대규모로 빼갈 경우에는 예금주나 투자자들의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토스 관계자는 “큰 틀에서 양사의 시각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보니, 이후 사업 모델 수립과 컨소시엄 구성 등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협의를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라는 혁신적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