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까지 가지는 않을 것”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며 협상 2라운드에 돌입한다. 특히 최근 카드사와 현대자동차의 카드 수수료율 협상에서 인상을 요구하던 신한·삼성·롯데 등 카드사들이 끝내 백기를 들었기 때문에 유통가 역시 원만한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유통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사와 이동통신 항공 등의 업종과 본격적인 카드수수료율 협상에 들어간다.
이들 업종 중 카드 이용고객 비중이 가장 높고 카드 마케팅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대형마트는 카드수수료율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마케팅 비용과 자금조달 비용 등이 늘었다고 주장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서 “수수료율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드사의 요구한 2% 초반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연간 100억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대형마트의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어드는 형편인데 더 이상 카드수수료율을 인상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3년 전 원가산정에 따른 수수료 협상 때 비용 상승률만큼 수수료율을 올리지 못했다”면서 “이번 협상에는 제대로된 원가 산정을 통해 수수료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사들은 지난 1일부터 올린 수수료율을 각 대형마트에 적용했다. 카드사와 유통업체 간 협상이 끝나는 대로 수수료율 차액을 대형마트에 돌려줄 예정이다.
현재 유통업계와 카드사 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현대차와 같은 ‘계약해지’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하루라도 카드 이용이 막히면 매출하락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