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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장급 회동...강제징용 판결 논의 돌입 ‘한일관계 분수령’日 중재위 구성 거론 가능성 / 비자발급 정지 등 징용배상 보복 언급할지 주목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 한일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일 외교당국이 법원의 강제징용 소송판결 문제와 일본기업 자산 압류 등을 두고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지난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이 한일관계 악화의 분수령이 된 만큼, 잠복했던 한일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4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이들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린 것은 지난달 1일 도쿄 회동 이후 한달여만이다.

가나스기 국장은 이번 협의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에 근거해 지난 1월 9일 요청한 협정상의 분쟁해결절차인 ‘외교적 협의’에 응할 것을 촉구했을 전망이다. 그간 김 국장은 ‘제반요소를 감안해서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한국 정부측의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번 협의에서도 이런 입장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이 ‘외교적 협의’에 응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인 중재위원회 구성으로 넘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일 청구권협정 3조 2항에는 ‘외교상의 경로’로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은 제3국 위원을 포함하는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중재위에 넘기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중재위 설치도 한국의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본은 중재위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장급 협의에서는 일본 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보복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전망이다. 일본 내에서는 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 기업이 재산 압류·매각 등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아소 다로 부총리는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나온 관련 질의에 “관세뿐만 아니라 송금 정지, 비자 발급 중지 등 여러 가지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협상하려 한다.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사안이 진전돼 실질적인 피해가 나오면 다른 단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압박수위를 높인 만큼, 김 국장은 일본에 신중한 대응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나현 기자  knh9596@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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