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들, 각종 내부 갈등과 소송에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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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들, 각종 내부 갈등과 소송에 ‘점입가경’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9.03.11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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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조합원들간 이견 심해 진흙탕 싸움
경찰 수사 강남 5개 단지 사업 지연 불가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시공권 관련 소송과 조합내 갈등으로 재건축 추진에 상당 부분 차질을 빚고 있다. 법적 분쟁이 해결된다고 해도 최근 집값 하락에 재건축 부담금이 늘어날 수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포1단지 3주구, 시공사 교체와 조합장 내홍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현재 시공사 교체와 조합장 형사고발, 조합원 내부 갈등 등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먼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장과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업무방해와 사문서 위조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임시총회 성원 요건인 조합원 50%(812명)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참석 정족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조합원들간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8월 체결한 시공 수의계약 무효확인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이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의계약 과정에서 지하철 연결통로 공사비를 누락했고 특화안 설계 관련 원가집계표를 제출하지 않는 등 조합이 제시한 입찰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3주구 정상화 추진위원회’와 기존 시공사 설계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반 조합장파’로 나뉘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한강맨션·고덕주공6단지, 조합원간 고발·소송 진흙탕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단지는 조합원간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8월 조합장을 도시정비법에 따른 사업정보 공개 지연·누락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당시 조합장은 총회에서 자신의 해임을 의결한 것이 무효라며 법정소송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말 조합장이 해임되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이달 중 임시총회를 열고 새 조합장 선출과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등은 안건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한강맨션은 강북 재건축시장의 최대어로 불리며 총 사업비만 6000억원~7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재건축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는 조합장과 조합원들간에 명도소송을 두고 마찰이 일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이 부당하게 명도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이지만 조합장은 이주를 촉진시키기 위한 절차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건물 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이주하는 기간을 정해두고 있다. 만약 이 기간안에 이주하지 않은 가구가 있으면 명도소송이 진행된다. 그러나 조합 측은 조합장이 이주기간 전부터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무이자로 빌려준 이주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이주가 빨리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명도소송을 제기했다는 입장이다.

◇강남 5개 사업장, 경찰 수사로 사업 차질 불가피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강남 5개 단지도 사업 차질이 불가피 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부터 2개월간 서울시, 한국감정원과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조합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강남구 대치쌍용2차, 동작구 흑석9구역, 동대문구 이문3구역 등 5곳의 정비사업조합에 대해 부적격 사례를 적발하고 수사의뢰와 시정명령, 환수조치를 내렸다.

또 총회 의결 없이 용역업체로부터 자금을 차입(5개 조합 전부)하거나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용역계약 체결(3개 조합)한 조합 임원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재건축 조합 내외부에서 각종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시공사와 조합원, 조합원들간의 내부 갈등이 심해지면 재건축 사업의 추진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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