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피고인’ 전두환 전 대통령, 24년만에 법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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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피고인’ 전두환 전 대통령, 24년만에 법정행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9.03.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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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헬기 사격' 내용 두고 허위 사실, 고의 여부 쟁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 5·18 내란 목적 살인 등으로 재판을 받은지 24년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10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 씨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201호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한다.

전 씨는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모욕한 혐의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이후 두 차례 재판 연기를 신청했다.

지난해 8월 첫 공판을 앞두고 열린 공판준비기일에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한 후 지난 1월 7일 공판기일에도 독감을 사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재판은 회고록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취지로 쓴 내용이 허위 사실인지, 전 씨가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썼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와 검찰 조사 등을 통해 당시 5·18 헬기 사격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입증됐다. 국방부 특조위는 "일부 군 기록이 왜곡돼 있고 당시 조종사들이 무장 상태로 비행했을 뿐 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조사에 불응했다고 했지만 군의 다수 지시문서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일부 헬기가 광주시민에게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검찰 역시 "미국대사관 비밀전문에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로 헬기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당시 광주 진압 상황을 보고 받은 전 씨가 헬기 사격을 몰랐다는 것은 거짓 주장"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 씨는 이 장면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에게 회고록을 통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거나 '사탄'이라고 비난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해 사망한 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앞서 지난해 9월 고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 등이 전 씨와 회고록을 출판한 전 씨의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전 씨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표현한 것은 명예를 훼손했다”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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