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 요금 싸게 효과 크게…‘복합유연성’에 빠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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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G 요금 싸게 효과 크게…‘복합유연성’에 빠진 정부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3.05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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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ICT 산업은 물론 관련 산업까지 큰 성장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가 이 5G 효과의 근간을 만들고 있는 통신업계를 옥죄면서 복합유연성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정부가 통신사의 요금제 인가신청을 반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법령으로 열린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에서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어, 대다수 중·소 데이터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5G 요금제 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로 인가 신청을 내면 같은 이유로 반려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5G로 꽃피울 열매는 크게 누리면서 이용자가 내는 요금은 적게 책정하려는 이른바 ‘값싸고 질 좋은 것’을 추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심리를 사회심리학적 용어로 ‘복합유연성’이라고 한다. 값이 싸면 질이 떨어지고, 질이 좋으면 값이 비싼 게 세상 이치다. 복합유연성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손해를 안 보려는 것이다.

통신업계가 수조원을 투자해 5G 망을 구축하고 요금제를 옭아매면 통신업계의 투자비 회수는 어렵고 실적이 쪼그라든다. 정작 열매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부가통신사업자들만 이익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해외 부가사업자들이 국내에서 가져가는 이익이 막대하다. 정부는 오히려 통신업계에 적절한 이익을 가져가게 하고 콘텐츠 투자 등을 장려해서 부가사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SK텔레콤이 지상파방송3사과 손잡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합 법인을 준비하는 등 통신업계에서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부가사업 생태계 육성에 한창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콘텐츠 사업자들과 콘텐츠 제휴 또는 자체 콘텐츠 개발에 열심이다.

통신업계에서 이러한 콘텐츠 투자를 가능케 하는 근간이 소비자들이 내는 요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이 5G 시대마저 안방을 해외 사업자들의 놀이터로 만들 수 있음을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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