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대’ 열겠다던 후발 면세점… 아직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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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대’ 열겠다던 후발 면세점… 아직은 ‘걸음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2.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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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면세점·신세계 강남점, 지난해 적자 이어져
시내면세점 증가·보따리상 규제 등 악재 변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모습.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지난해 ‘면세점 강남시대’를 외치며 문을 연 후발 면세점들이 지난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장 초기인 만큼 각종 마케팅 비용 등이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고객 유치에 실패한다면 투자비용 회수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오픈 2개월 간 700억원의 총매출,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픈 준비 비용 55억원에 오픈 초기 광고판촉비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그룹의 첫 면세점 사업으로 업계 관심이 컸지만 후발주자로 면세시장에 가세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기존 시내면세점 경쟁도 치열한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 인상, 경쟁사 판촉행사 대응 등 출혈경쟁이 펼쳐지며 적자폭이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초기 사업 안착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7월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지난해 4분기 22억원의 적자를 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강남점 오픈 시기인 지난해 3분기 32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강남점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인천공한 제1터미널점까지 잇따라 오픈하면서 초기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오픈 1년을 맞는 오는 7월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 6개월만에 매출 18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면세점 매출을 60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적자폭도 400억원으로 맞추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오픈 당시 공언한 ‘면세점 강남시대’는 당분간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면세점 강남벨트’가 반짝 흥행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싹쓸이 쇼핑을 즐기는 이른바 ‘보따리상’이 업계 주요 수입원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주요 활동 지역인 강북 면세점에서 벗어나 활동 반경을 넓히기에는 거리 부담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대내외적 영업 환경도 밝지만은 않다. 아직 중국인 단체 관광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보따리상들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 보따리상이 줄어들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은 보따리상 매출이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

시내면세점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 시내에는 면세점이 13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까지 생길 경우 출혈 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회복 전까지 면세점 관련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중국 보따리상이 줄어들거나 강남 면세점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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