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강원랜드 협력업체 노동자 정규직 전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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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회, 강원랜드 협력업체 노동자 정규직 전환 요구
  • 황경근 기자
  • 승인 2019.02.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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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강원도의회 폐광지역 소속 의원 나일주 의원, 김혁동 의원, 김경식 의원, 김상용 의원, 박상수 의원, 신명순 의원, 장덕수 의원, 이상호 의원, 윤석훈 의원, 안미모 의원이 강원 랜드 협력업체 노동자 정규직 전환, 입장 · 요구 기자회견(사진제공=강원도의회)

[매일일보 황경근 기자] 강원도의회 폐광지역 개발지역 특별위원회는 21일 도의회에서 강원랜드 협력업체 노동자 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한 입장과 요구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밝혔다.

폐광지역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표방하고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 5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연차별 전환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노·사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환심의기구를 만들고 일정대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인원은 15만 6천 명, 실제 완료된 인원은 10만명이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1천 6백여 명에 달하는 강원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여러 차례 집중 논의를 진행해왔다. 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강원랜드가 기업 성장에 중점을 둔 경영방식을 개선하고 지역경제 회생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할 때, 강원랜드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방침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의지도 노력도 없어 보인다. 특히 강원랜드가 정규직 전환 방식을 사회적 기업이나 자회사로만 한정한 것은 온당치 않다. 물론 정년에 따른 직원별 유불 리를 따져 볼 필요도 있고 협력업체별, 노조별로 노동자 입장에도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방식에서 노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를 일방적으로 지워버리고 ‘남은 대안 중에서 하나를 고르지 않으면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을 자극하여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직접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금까지 출퇴근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해를 넘겨도 답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지친 하청업체 소속 일부 노동자들은 심지어 한발 물러서서 “기존의 정규직과 완벽하게 동등한 대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차별 대우만 하지 않는다면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의 현실적인 차이는 인정하겠다”고 말한다. 필요하다면 자신들도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으니 강원랜드 측에서도 성의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강원랜드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자회사 직원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사용은 하되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태도로서, 머지않아 오히려 고용조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노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그동안 노동 차별 위에서 오히려 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의 특권만 그대로 유지해 줄 뿐이라며 불신하고 있다. 그들은 직접고용만이 이러한 우려와 불신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고 있으며, 강원랜드 경영진의 의지만 있다면 재정 부담을 늘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직접고용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는 정규직 전환의 선택지 중에서 정답이 무엇인지를 정해주거나 특정한 입장만이 옳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므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입장만이 유일하게 정당하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문제의 본질이자 핵심은 ‘지역주민에 대한 차별 없는 고용’이며, 강원랜드가 이러한 핵심을 외면하고 전혀 성의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강원랜드가 선호하는 자회사 전환 방식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왜 거부감을 갖고 있는지, 지역의 일부가 동의하는 사회적 기업 전환 방식에 대해 그들이 왜 불신을 갖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이런 불신을 없애려는 성의 있는 노력부터 보여야 한다. 노동자들에게 어떤 선택이 유리할지 판단하고, 어떤 것이 지역의 앞날을 위해 더 바람직한 선택인지 합의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정말로 의지가 있고 진짜로 찾으려고만 한다면, ‘차별 없는 고용’을 외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기존의 직원들도 수긍할 수 있는 전환 방법이 왜 없겠는가? 지금까지 차별 대우를 받아온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처를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정부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기대에 한껏 부풀었던 노동자들에게 ‘직접고용은 안 되는 것으로 답이 나왔으니 나머지 중에서 고르려면 골라라’는 식의 고압적 태도로 상처를 더 헤집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강원랜드와는 대조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새해 들어 위탁업체 소속 상담사와 용역노동자, 기간제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 1231명 전원을 직접고용 방식의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차별 해소를 위해 용역업체 이윤 등 절감한 재원을 전환 노동자 처우개선에 우선 활용하고, 직무 중심 표준임금체계를 적용하되 복리후생은 정규직과 차별 없이 적용했으며, 정규직 전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직 이해와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도 실시했다고 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직종별로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 등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 완료 목표를 세우고, 관련 부서 및 전환 대상자가 참여한 ‘열린 간담회’와 전문가가 포함된 ‘전환 협의체’ 등 총 75회에 걸친 진지한 협의 끝에 이루어낸 성과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의 사례는 노사가 상호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전환 대상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직접고용 전환 방식은, 아직 정규직 전환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많은 공기업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특히 강원랜드 경영진은 이번 사례를 보고 스스로 깊이 성찰해야 한다. 폐광지역의 경제회생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는 지역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의 질 개선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할 지역밀착형 공기업이 아닌가? 직접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 사례로 언론에 언급되었어야 할 공기업은, 국민연금공단이 아니라 강원랜드이어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강원랜드가 제일 먼저 하청업체 소속 지역 노동자들의 조건 없는 직접고용을 선언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주민들과 노동자들이 오히려 다른 어떤 곳보다 못한 현 상황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강원도의회 폐광지역 의원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강원랜드가 누려 온 번영과 나눠 온 열매는, 차별 대우를 참아내며 일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과, 그 배후에서 정주 여건의 악화를 감수해 온 지역주민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역사와 진실이 이러한데도, 강원랜드 경영진이 ‘차별 없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지역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면 그들이 지역에 대해 어떤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현 체제로도 전혀 문제가 없는 일부 사람들의 의견과 노동자 내부의 이견을 빌미 삼아 대책 없이 시간을 끌면서, 정규직 전환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는 탓을 지역과 노동자에게 돌리는 처사는, 주민항쟁의 역사적 전통을 간직한 지역민들을 깔봐도 한참 깔보는 행태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  강원랜드 경영진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 책임 있는 공기업으로서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원도의회 폐광지역소속 의원들은 “강원랜드가 다수 지역주민들의 불신과 지역 노동자들의 극한투쟁을 자초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즉시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전환협의체를 재가동할 것을 요구한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강원랜드는,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지역 주민에 대한 적극적인 전환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강원도의회 폐광지역 소속 의원 나일주 의원, 김혁동 의원, 김경식 의원, 김상용 의원, 박상수 의원, 신명순 의원, 장덕수 의원, 이상호 의원, 윤석훈 의원, 안미모 의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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