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디지털 금융’ 구호에 그치나…‘전산장애’ 등 시스템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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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디지털 금융’ 구호에 그치나…‘전산장애’ 등 시스템 취약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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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KB증권·유진투자증권 연초부터 전산장애 물의…금감원 3월 중 증권사 전산 일제히 조사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2019년을 ‘디지털 금융’의 원년으로 강조했지만, 연초부터 전산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증권사 민원 중 가장 전산 관련 민원이 20% 가까이 육박하는 가운데 취약한 전산 시스템이 지적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경우 IT인력과 예산비중이 각각 5%, 7%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코스콤에 전산관련 관리를 위탁하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 전산사고는 매년 끊이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선물업계에서 발생한 민원·분쟁은 1426건 중 증권사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분쟁은 240건으로, 전체 민원의 17% 가량에 해당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모바일트레이딩(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이 보편화됐지만, 전산장애로 인한 불편함은 여전하다. 올 들어 두 달도 채 안됐지만, 전산사고 오류를 일으킨 증권사는 세 곳이나 된다.

지난 1일 유진투자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일부 주문창이 일시 장애를 일으켜 투자자의 혼란을 야기했다. 지난달 KB증권의 HTS도 ‘관심종목’이 조회되지 않는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관심종목의 현재가뿐 아니라, 관심종목의 목록도 표출되지 않았다. HTS는 곧바로 정상화됐지만, MTS는 30분 가량 해당 문제가 반복됐다.

업계 1등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1월 ‘잔고 0원’이라는 문자가 잘못 발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은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다.

업계에선 증권사 정보보호나 시스템 운영인력 비중이 개발인력에 비해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 전체 IT인력 중 50% 이상이 시스템 개발에 편중됐고, 최근에 문제가 된 정보보호나 시스템 운영 인력의 비중은 이보다 현저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미국 골드만삭스가 수년전 ‘IT회사’로 변모하겠다며 전체 인력의 30% 정도를 IT 전문가로 채운 것과 비교해봐도 국내 증권사의 전산에 대한 인식은 현저히 떨어진다. 또다른 관계자도 “다른 증권업계가 다른 금융업에 비해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비중이 낮은 편이다”며 “비율로 보면 10개사 중 7개사 만이 CISO를 선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3월 중 증권사 32곳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금감원이 증권사의 주식 매매시스템과 관련해 주식의 주문접수와 실물입고, 대체 입출고, 권리주식 배정, 전산시스템 관리 등을 점검한 결과 시스템 미비에 따른 사고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증권 배당사고 이후 주식매매와 관련한 증권사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여부가 집중 점검 대상”이라며 “전산시스템 관리와 관련해 준법감시부서의 별도 승인절차가 잘 되고 있는지, 주식 권리배정과 해외주식 등의 초과매도가 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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