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직·자영업 폭망에 작년 4분기 소득양극화 역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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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직·자영업 폭망에 작년 4분기 소득양극화 역대 최악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2.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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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상하위의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층 일자리인 임시직이 줄고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지급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중 5분위 배율은 5.46배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가구 평균 소득 격차가 5.46배라는 의미다. 이는 2003년 관련 조사를 시행한 이후 4분기 기준 가장 큰 수치다. 

4분기 소득 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을 살펴보면 1분위는 123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줄었다. 특히 근로소득이 36.8% 줄어 2003년 전국 단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감소다. 이에 반해 최상위계층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10.4% 늘어난 932만원에 달했다. 나머지 2분위 월평균 소득((277만 3000원)은 4.8% 줄었고, 3분위와 4분위는 각각 1.8%, 4.8% 늘었다. 지난 3분기에 비해 1·2분위 가구의 소득 감소폭은 더 커진 반면 5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폭은 더 확대됐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는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1분위 가구의 취업 가구원 수는 0.64명으로, 지난 분기보다 줄었다. 특히 1분위 가구 중 일자리가 없는 비중은 1년 전(43.6%)과 비교했을 때 12.1%포인트 상승한 55.7%였다.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은 "취약한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악화된 것이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상용직이 34만2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직은 17만명 줄었다.

소비심리 위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이 어려워진 점도 소득분배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 과장은 "자영업가구가 많이 포진하고 있는 음식료업, 소매업과 음식·주점업 등의 부진이 지속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2분위 가구 중 자영업자 비중은 2017년 4분기 24.4%에서 지난해 4분기 19.3%로 떨어졌다. 반면 무직가구 비중은 17.3%에서 19.2%로 올라 자영업자가 무직자층으로 전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4분기 1분위 가구 자영업자 비중이 1년 전보다 2.2% 늘어난 15.9%를 기록, 2분위에 있었던 자영업자가 상황이 악화돼 1분위로 내려앉았다는 풀이도 나온다.  

한편 줄어든 소득에 비해 지출할 돈이 늘어난 점도 저소득층 가구의 실질소득을 잠식했다. 국민연금과 사회보험료 등 각종 세금과 대출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10% 늘어 가구당 월평균 95만 4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정하게 지급받는 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는 1년 전보다 8.1% 줄어 82만3000원이었다.  2분위부터 5분위까지는 각각 0.4%, 3.7%, 6.1%, 9.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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