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통령 후보자, 목적지는 같아도 길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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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대통령 후보자, 목적지는 같아도 길은 달랐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2.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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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안·금융지원·남북경협 지원책·판로확대 등 현장에 초점
선거 과열 경쟁에 후보자간 견제 심화…선거권자, 침묵으로 일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후보자 기호 순) 이재한, 김기문, 주대철, 이재광, 원재희. 사진=중기중앙회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후보자들이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문제에 공통된 생각을 가졌지만, 해결 방안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본회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각 후보자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주휴수당 등으로 인해 세부적인 내용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노동현안 개선에 뜻을 모았다. 

최저임금은 지난 2년간 29% 오르며, 가파른 상승폭을 보여 동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지난 19일 탄력근로제 기간 6개월 연장을 1년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이재한 후보는 “지난 19일 탄력근로제 연장 기간이 6개월로 잠정 합의됐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꾸준히 1년을 요구해왔다”며 “플라스틱 공장의 경우 24시간, 365일 가동하지 않으면 생산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중기활력회복위원회 만들어 중소기업, 정부, 국회가 함께 시급한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호 2번 김기문 후보도 탄력근로제 연장 기간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 후보는 “독일과 일본은 탄력근로제 연장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고, 그것도 모자라 일본은 노사협의 시 연장근로 허용 부칙을 만들었다”며 “국내도 기업들이 납기를 맞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일하고 싶은 직원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주대철 후보는 “경제는 시장에 맡기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고 생각하며, 근로시간과 최저임금제도는 악법 중에 악법”이라며 “이외에 외국인 노동자에게 국내 인력과 같은 임금을 지불하는 내용도 차등 인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용자도 근로자도 원하지 않는 근로시간단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머리 깎을 때는 깎고 투쟁할 때는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 4번 이재광 후보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내외국인 차등적용은 시행돼야 하고, 주휴수당은 근로시간 줄은 만큼 쉬는 날짜 생겼으니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근로시간에 대해 노동계 때문에 안된다 하면 깃발을 들고 맞불을 놓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노동자도 국민연금을 사용하는데, 연간 총 1800억원이 투입되는 만큼 기업에 부담을 준다”며 “이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기호 5번 원재희 후보는 통계자료를 인용해 수치적으로 설명했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통계자료를 확인하니 연매출 30억원 이상 기업이면 반기순익이 1억원 규모”라며 “올해까지 최저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늘어난 인건비 때문에 반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해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정책 변화도 핵심으로 꼽혔다. 이재한 후보는 “IBK기업은행이 본래 중소기업 전용 은행인 만큼 정부 지분이 50%에 달한다”며 “300억원으로 예상한 액수를 3000억원으로 늘려 인터넷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문 후보도 KBIZ 은행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담보 위주 금융거래가 아닌 신용이나 기술력으로 거래해 보증보험까지 토털금융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대철 후보는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협동조합에 실패를 용인할 줄 아는 금융기관을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납북경협 및 판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가동과 제2 공단의 입지, 미국과 베트남 사무소 존속 여부, 정부협력 등 다양한 공약이 제시됐다. 구인난은 대기업과의 격차 및 청년층의 인식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회장 권한은 확대하지 않고 유지하거나 줄인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금융지원은 은행 설립과 정부지원 강화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후보자간 견제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이재한 후보는 인사말에서 ‘무늬만 중소기업인 중견기업인이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김기문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후보자간 견제는 보충토론 자리에서 이어졌다. 정치권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의 정치 세력을 보여주는 한편, 주력 업종과 다른 분야의 현안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공공조달 시장에 대해 알지 못해 이런 질문을 했다는 말도 나왔다.

한편, 이날 토론회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350여명의 유권자와 기자 50여명이 참여했지만, 북적이지 않고 오히려 차분했다. 후보자를 비롯해 선거권자들은 발언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었다. 

실제 선거는 과열 양상을 보여 선거권자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췄다. 한 조합 이사장은 “선거가 끝나기까지 말 하는 것이 곤란하다”며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 쳤다. 또 다른 조합 이사장은 “선거에 대해 어떤 말도 쉽게 뱉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본인을 포함한 다른 이사장들도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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