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배터리 경쟁 심화…국내 3社 “2020년 반전 노린다”
상태바
韓·中·日 배터리 경쟁 심화…국내 3社 “2020년 반전 노린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2.20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CATL·일본 파나소닉, 글로벌 시장서 선두 쟁탈전 치열
LG·삼성·SK, 중국 보조금 혜택 폐지되는 2020년부터 순위 역전 기대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를 놓고 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왕좌싸움이 치열하다. 가장 뒤쳐진 한국이 2020년을 기점으로 반전을 노린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라 현지 업체와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중국의 CATL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일본의 파나소닉이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8위를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16위에 그치며 중국과 일본 업체에 비해 부진한 순위를 보였다.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LG화학은 2017년 8.5%에서 지난해 7.6%로 0.9%포인트 떨어졌다. 2017년 3.9%를 기록한 삼성SDI 역시 지난해 3.1%로 0.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중국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은 2017년 시장점유율 18.2%에서 지난해 21.9%로 3.7%포인트 올랐다. 일본의 파나소닉도 2017년 16.9%에서 지난해 21.4%로 4.5%포인트 성장했다.

특히 중국의 CATL은 최근 독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의 2025년 예상 연간 생산 능력은 최대 100GWh로 예상된다. 미국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 네바다에 세운 배터리 생산 공장이 가진 생산 능력의 3배 규모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내년 보조금 정책 폐지를 앞두고 시장 주도권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그간 유럽 시장에 공을 들여온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CATL에 선두를 빼앗긴 일본의 파나소닉도 반전을 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달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합작사는 토요타·마쓰다·다이하츠·스바루 등 토요타 계열 완성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한다. 토요타자동차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량을 5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거친 공세에 국내 업체들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 증설 및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17년 폴란드에 지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기존 6GWh에서 지난해 말 15GWh 수준으로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지난해부터 헝가리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배터리 공장도 올 하반기 준공을 거쳐 202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상황이다.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장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2년부터 시작된 중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별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중앙정부 보조금 기준으로 매해 20% 정도씩 감소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중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종료 1년여를 앞두고 중국의 배터리 1, 2위 업체인 CATL과 BYD는 자국의 전기차 배터리 내수 시장에 한국의 배터리 업체들의 진입 가능성을 막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