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위안부 사죄 요구’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문 의장은 자신의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에 “적반하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일본 측은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해 극히 유감”이라고 맞섰다.
18일 공개된 언론인터뷰(15일 방미 중 미국 LA)에서 문 의장은 일본 측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사과할 쪽이 사과는 안 하고 나한테 사과하라는 것은 뭐냐.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으로 적반하장”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의장은 자신의 ‘일왕 사죄 요구’ 발언이 양국 간 대립으로 이어진 이유에 대해 “(일본 내에서) 코너에 몰린 아베 (신조) 총리의 정략적인 사고”라고 봤다. 그러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공조를 더 튼튼히 할 생각을 해야 큰 정치인이 아니냐. 이것을 왜 끌어들여 쟁점화하느냐”고 했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문 의장이) 지난번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해 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건에 관한 우리의 엄중한 입장은 반복해서 말한 대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5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문 의장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강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자 전날 다시 고노 외상은 사과 요구 사실을 다시 주장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3.1절 100주년을 맞아 한국 내 반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한국 인사들의 한일관계 관련 발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문 의장 발언을 집요하게 문제삼고 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칭하고 총리나 일왕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