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에 ‘준공승인 거부’ 요청…국민청원도 등장
추가 사전점검 때도 개선 없다면 입주 거부 ‘불사’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아파트 안과 주변이 공사판 현장인데 사전점검날이라고 입주 예정자들을 부른게 기가 찰 노릇이예요. 엉터리 날림공사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왔어요. 몇 주 후면 입주하게 될 아파트가 진정 맞나요? 이대로는 절대로 입주 못합니다.”(‘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입주 예정자 A씨)
이달 말 입주를 앞둔 효성중공업의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가 논란에 휩싸였다. 준공 승인을 앞두고 벌인 사전점검에서 다수의 마감재 및 공용시설이 미시공 상태였고, 크고 작은 하자가 곳곳에서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18일 효성중공업과 입주 예정자 등에 따르면 총 2480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경기 의왕시 학의동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 9~11일 3일 간 입주 예정자 사전 점검을 실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사전점검을 마치고 27일 의왕시의 준공 승인을 받아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사전점검 때 다수의 하자가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 연기’ 등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사전점검 당시 아파트의 상당수 가구 내부는 미시공 상태였다. 바닥·벽·천정 등에서 파손·균열·누수가 발견됐고, 싱크대·변기 등 기본적인 시설조차 설치가 안된 곳도 있었다. 이 밖에도 △각종 마감재 불량 △휘어진 벽체 △페인트칠 외벽처리 불량 △소방설비 미비 △단지 내 소방도로 ·보행로의 급격한 경사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의왕시 홈페이지 시민게시판, 입주자 공식 커뮤니티 등에 효성중공업의 부실한 시공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의왕시에 준공 승인을 미뤄달라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실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왕 백운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준공 허가를 반대합니다’는 청원글이 게시, 현재까지 1374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각 가구 내부는 상당수 미시공된 상태로 하자 점검이 아닌 시공 자재 점검을 입주 예정자에게 전가한 보여주기식 행사였다”며 “이 지경이 되도록 감리단과 시행사, 인허가 기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100% 완벽한 시공 없이 준공 허가가 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 B씨는 “하자투성이인 아파트가 서류 검토만으로 준공 승인이 나지 않을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면서 “시공사 측이 입주일을 고수하며 졸속·날림 공사를 진행 중으로, 사전점검 당시에도 집 내부에 공사 인부들이 들락날락하며 공사를 진행했다”고 성토했다.
더욱이 단지 인근에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블루’ 등이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에 따른 소음·비산먼지·교통혼잡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분양광고를 할 때 편익시설이 부족한 단지의 시설 보완으로 내세웠던 커뮤니티 센터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착공시기가 지연돼 2020년 완공 예정이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입주자 모임 운영위원회’(운영위)는 26일 추가 사전점검에서도 입주 예정자 대다수가 ‘입주 불가’라고 판단할 경우 준공승인과 입주를 거부할 계획이다. 또 효성중공업 측에 재사전점검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입주기간 2개월 연장 △입주지연 발생에 따른 법적 지체보상금 및 정신적인 보상도 요구할 방침이다.
의왕시청 관계자는 “효성중공업 측에서 입주 예정자 측에 26일 추가 사전점검을 공지한 상태로, 26일 당일 입주 예정자들의 점검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선 지난 12일 경기도 품질검수 후 지적사항이 나와 효성중공업 측이 미시공·하자 관련 부분과 함께 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효성중공업 측 입장과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듣지 못했다.
입주민들의 피같은 돈을 거저먹으려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