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파트 외엔 아무것도 없어요“…4천가구 입주하는데 편의시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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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파트 외엔 아무것도 없어요“…4천가구 입주하는데 편의시설 ‘전무’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9.02.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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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백운밸리’ 입주 예정자 대책마련 요구
롯데쇼핑몰·커뮤니티센터 당초 계획과 달라
도로 확장 하반기나 가능…대중교통도 부족
경기도 의왕시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가 오는 27일 첫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사기분양’이라며 강력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입주가 곧 시작되는데도 편의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주민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의왕 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단지 전경. 사진=이동욱 기자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효성중공업이 일방적으로 입주 지정기간을 정하는 바람에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아파트 외엔 아무것도 없어요. 도로 확장공사도 끝나지 않았고 생활시설도 부족해 살 수 있을지 걱정부터 들어요. 의왕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해요.”

의왕백운밸리 첫 입주 단지인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입주 예정자의 말이다. 오는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지만 기반시설과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아파트 하자까지 다량 발생했는데도 의왕시와 시공사가 입주를 강행하자 ‘사기분양’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백운지식문화밸리 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 ‘의왕백운밸리’는 백운호수 인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백운호수 인근 약 95만㎡ 부지에 공동주택 3908가구(임대1428가구), 단독 172가구 등 총 4080가구와 복합 쇼핑몰, 업무·의료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으며, 총사업비는 약 1조8000억원이다. 미니신도시급 주거지역으로 입주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입주기반시설이 미비해 입주 예정자들의 생활불편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의왕백운밸리가 조성되는 학의동은 그린벨트가 해제된 뒤 개발되는 곳이라 교통 등 기반시설과 쇼핑·교육·의료시설 등이 전무한 상황이다. 사업지 인근인 호수순환도로 주변에 카페와 식당 몇 곳만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쇼핑몰 신축 현장. 오는 6월까지 발파공사가 예정돼 있어 입주자들이 소음과 진동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이동욱 기자

올해 상반기 준공 예정인 롯데쇼핑몰도 2년 넘게 사업이 지연되면서 개장일을 2020년 하반기로 미뤘다. 롯데쇼핑은 2017년 기공식을 갖고 약 10만㎡ 부지에 지상 5층, 주차대수 4000여대 규모로 쇼핑몰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사정을 이유로 3개동을 지으려던 계획을 1개동으로 축소했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입주예정자 A씨는 “지지부진하던 쇼핑몰 공사가 재개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난달부터 토사운반작업·터파기 등 기초공사가 시작됐다”면서 “이달부터 오는 6월까지 발파공사를 하면 소음과 진동, 먼지 등 주민불편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파트 인근에서는 아직까지도 도로 등 각종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도 높다. 사진=이동욱 기자

교통정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개발부지는 인가가 거의 없었던 곳이라 도로가 좁은데다 이 일대를 지나는 버스도 마을버스 3개 노선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양성남고속도로로 통하는 의일로는 2차선에 불과하다. 현재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올해 하반기나 돼야 완공될 예정이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단지 인근에서 간단한 생필품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면서 “공사 차량으로 도로 정체가 시작되면 생필품을 사러 갔다 오는 것도 큰일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효성해링턴 입주예정자들은 오는 18일 의왕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간담회를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의왕시청 관계자는 “사업시행사인 백운 PFV에서 아직 준공허가 신청 자체를 내지 않은 상황”이라며 “26일 추가 사전점검 날 입주민들의 불편사항을 검토해 준공이나 사용승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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