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국회 대표단과 설전 벌이다 “여러분이 옳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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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국회 대표단과 설전 벌이다 “여러분이 옳았으면 좋겠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2.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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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북미회담 성과 없었다” 美 민주당 회의론 만연 / 코헨 "김정일도 톱다운 제안, 北 입지만 강화"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 세번째)과 여야 5당 지도부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방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가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방미단이 거듭해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자 면담 말미에는 “여러분들이 옳았으면 좋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회 대표단이 미국을 찾은 것은 펠로시 의장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중간선거 승리로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철의 여인' 펠로시를 앞세워 북미 협상을 저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펠로시 “1차 북미회담 성과 없었다”

국회 방미단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펠로시 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펠로시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의 한미관계를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안보의 문제에 대해, 양국 동맹 관계에 대해, 경제가 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초반의 덕담과는 달리 비공개 면담에선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설전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북미회담 성공을 위한 분위기를 강조했으며, 특히 정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려는 대북 정책이 민주당이 과거 정권에서 진행한 페리 프로세스를 잇는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나는 그런 믿음이 없고 특히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가 없었다고 본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함께 참석한 한국계 앤디 킴 민주당 하원의원 역시 회의론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펠로시 의장은 과거 북한의 ‘고난의 행군’ 직후 방북 경험을 언급하며 “북한 주민들이 너무 비참하다. 그때부터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북한은 많이 달라졌으니 이른 시일 내 (다시) 방북해 보는게 어떤가”라고 권했다고 한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면담 말미에 긍정적인 입장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희망적”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들어서 제가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옳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도 제안한 톱다운, 北 입지만 강화"

현재 미국 민주당 내에는 펠로시 의장 말고도 대북 회의론이 만연해 있다. 민주당 클린턴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코헨 전 장관은 이주영 국회부회장 등 한국당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북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헨 전 장관은 북미 대화의 가장 큰 기대요인으로 꼽히는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두고 “북한을 다루기 위해선 전문가들이 먼저 비핵화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고 정상회담을 통해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파악한 후 정상이 만나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이 먼저 만나 악수를 하고 실무적 논의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미북 회담을 접근하고 있는데 북한의 입지만 강화되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정권 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가 톱다운 방식의 회담을 제안했고 실제 말레이시아에서 실무협상이 진행됐지만 무산된 사실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북한과 합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스스로를 궁지로 몰고 있다”고 단정지었다.

▮펠로시 “위안부문제 말하고 싶다”

한편 이날 펠로시 의장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위안부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펠로시 의장은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위안부 문제”라며 “관심을 가지고 있고 피해자들이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을 도와드리려고 한다. 합의를 일본이 존중해줬으면 한다”고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7년 하원의장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바 있다. 또 지난 2015년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을 앞두고 하원 대표단 자격으로 방한해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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