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윤리위, 태극기 부대 무서워 ‘5.18 망언 징계’ 비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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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윤리위, 태극기 부대 무서워 ‘5.18 망언 징계’ 비밀회의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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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수위 놓고 이견에 14일 강남서 재논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지지자들이 1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5.18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김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당 지도부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징계하기 위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가 김 의원 지지자들이 몰려오면서 비밀리에 장소를 바꿔야했다. 이른바 태극기부대 등 김 의원 지지자들은 윤리위 해체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고 국회 안으로 들어와 난동까지 벌였다. 극우 세력에 휘둘리는 한국당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애초 13일 오전 11시 국회 앞 기계회관에서 당 윤리위 회의를 열어 3명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 200여명이 '김진태 윤리위 제소 반대'를 외치며 회의 시작 1시간 전부터 영등포 당사로 몰려들자 회의 장소를 급히 변경하고 비밀에 부쳤다. 당 공보실은 회의 시작 시각이 10여분 지나서야 취재진에게 "당 중앙윤리위 회의는 기존에 알려진 장소가 아닌 곳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마치 007 작전과 같은 모습이었다. 태극기 부대가 국회까지 점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태극기부대는 기계회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대한민국 우파는 김진태를 지지한다'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 같은 글귀가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버스 6대가 대기하며 상황을 주시해야 했다. 이 와중에 시위대 중 일부(국회 측 추산 500여명)가 국회에 무단진입했고, 국회는 점심을 앞두고 외곽 1‧2문을 폐쇄했다. 또 방호근무자 40명 및 경찰 220명이 본관 계단 앞에서 손을 잡고 김 의원 지지자들의 출입을 막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국회 경비대가 4차례의 경고방송을 한 이후인 오후 1시 20분이 되서야 지지자들이 전원 해산했다.

한편 한국당 윤리위는 이날 3시간 가량 비공개로 치러진 회의에서 3명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지만, 징계여부와 수위를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윤리위는 14일 오전 강남 모처에서 2차 회의를 열어 징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당 윤리위의 결정은 직후 당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만약 김진태·김순례 의원이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전당대회 출마자격이 박탈된다. 김진태 의원은 당대표에 김순례 의원은 최고위원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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