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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당의 '5.18 망언' 자해행위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민주화운동 폄훼·막말 논란이 뜨겁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표현대로 "막 산소호흡기를 뗐다"는 한국당이 다시 응급실로 실려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정부여당의 실책으로 지지율이 오르던 상황에서 스스로 당의 앞길을 막고 있으니 자해행위라고 봐도 되겠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한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80년 광주 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 이제 40년이 되었는데 그렇다면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 전대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은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날 공청회의 공동주최자이자 최근 당권도전을 선언한 김진태 의원이 '5.18민주화운동을 심히 왜곡했다'고 하여 법적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극우논객 지만원씨 초청해 이런 이야기가 나오도록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최근 6인의 당권주자들이 전대 보이콧을 결심한 상황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함께 전대 승패를 다투는 유력 당권주자이다. 그런데 당권주자의 이런 행동은 한국당 이미지 자체를 '절대 변하지 않는 당'이라고 국민들에게 인식시켰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진짜유공자분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 "공청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주관적인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한국당을 제외한 원내 여야 4당은 이날 논란이 된 세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정책, 신재민·김태우 의혹 관련 특검법안 관철, 손혜원 의원 특검 등 암묵적으로 야당이 공조해 여당을 압박하던 모양새에서 이제는 한국당을 둘러싸고 여야 공조가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당의 대응은 너무나 안이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무릎꿇고 대국민 사과를 했던 당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거를 반성하겠다는 그들은 "당내에 있는 소수 의견, 또 다양성의 일환으로 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는 논리로 이번 논란을 일관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대처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5·18에 북한이 개입되어 있는지 여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 중요한 것은 확인된 피해자가 7200여명(2001년 기준)에 이르는 우리 나라 역사상 손에 꼽게 민감한 사건인 5·18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이 도를 지나쳤다는 점이다. 미래에 그 발언들이 당의 미래에 칼날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점을 한국당 지도부는 인지해야 한다. 그때는 응급실 가기에도 늦었다.

박규리 기자  love9361@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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