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확산…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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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 확산…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2.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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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시·도 중 11개 지역 2년 전보다 전셋값 하락해
2~4월 입주물량, 전국 11만2648가구·전년比 7.7%↑
올 여름, 2017년 고점 계약한 세입자 만기 도래 ‘비상’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지방에서부터 서울에 이르기까지 역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신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종전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 규제로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한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 입주까지 더해지자 역전세난 지역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 봄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많고, 여름에는 2년 전 고점을 찍은 전세계약 만기가 대거 도래할 예정이어서 역전세난의 심각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가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경남·경기 등 11개 지역의 전셋값이 2년 전인 2017년 1월보다 하락했다. 서울은 2년 전 대비 1.78% 높지만 강남4구는 2년 전보다 0.82% 하락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11월부터 하락하고 있어 역전세난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봄 신규 입주 아파트가 쏟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4월까지 전국 입주 예정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11만2648가구다. 특히 수도권이 전년 동기 34.6% 증가한 5만7507가구가 입주하고, 서울에서도 1만2022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물량 증가는 전셋값을 떨어뜨려 역전세난을 가속화시킨다. 서울 송파구가 대표적이다. 1만 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의 입주로 강남4구의 전셋값이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강남(-0.49%)·강동(-0.47%)·서초(-0.26%)·송파(-0.37%)구의 전셋값은 전주 대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셋값이 5억원대로 급락하면서 송파구에서는 역전세난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송파구에서 시작된 역전세난은 현재 인근 강동·강남구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세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2017년 7월에 계약한 세입자의 만기가 도래하는 올 여름에 역전세난이 더 심각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KB부동산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17년 8월 둘째 주부터 2018년 1월 첫째 주까지 100.8을 기록했다. 2008년 4월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99.8로, 상투에 전세 계약한 세입자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7월까지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제 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주택임대사업자와 갭투자 물량도 많아 역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여름부터 집주인과 세입자의 간의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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