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평양서 2박3일간 빅딜 아닌 구체적 요구사항 터놓고 대화
상태바
북미, 평양서 2박3일간 빅딜 아닌 구체적 요구사항 터놓고 대화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2.10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양서는 협상 기초작업 그쳐...본격 밀당은 17일 후속협상서 / 한국 중재외교 총력전...문 대통령, 곧 트럼프와 논의 나서

[매일일보 김나현 조현경 기자] 북한과 미국은 지난 6~8일 평양에서 열린 2박3일간 실무협상에서 본격적인 주고받기 거래가 아닌 서로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터놓고 대화를 나눈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간 무엇을 주고받을지에 대한 논의는 17일 아시아의 제3국에서 열리는 후속회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후속협상 과정에는 한국도 중재자로 참여한다. 청와대는 한미 실무자와 장관급 간 협의는 물론이고 정상 간 공조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북미 본격적인 주고받기 협상은 17일부터

1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전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평양 협상 결과를 전달하면서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서로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후 정 실장은 비건 대표와의 면담 결과에 대해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이런 내용을 전한 뒤 “이후 (북미 간) 협상은 오는 17일 시작되는 주에 아시아의 제3국에서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즉 평양 회담에서 비건 대표는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서로 간 속내를 확인하는 초반작업을 벌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어떤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것인지와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를 내놓을 것인지는 17일 재개되는 후속협상에서 논의된다는 이야기다. 양측이 27일로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를 못 박은 만큼 10일간의 후속협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이 결판나는 셈이다.

▮문 대통령 중재외교...곧 한미 정상간 논의

이는 당초 이번 평양 회담에서 북미 간 치열한 밀고당기기식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과는 다른 결과다. 비건 대표와 김 대표 간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로, 실질적으로 두 사람의 첫 협상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반드시 실질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감안한 듯 우리 정부도 중재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 대변인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한미 간 입장차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뒤 “앞으로도 한미 간 긴밀 공조는 정상차원에서도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준비가 되는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조만간 장관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요미우리 “美, 제재완화보다 체제보장 줄 것”

이처럼 북미 간 협상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과 역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한미일 회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 보다는 체제보장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이 체제안전 보증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미국이 체제안전보장 방안을 선호하는 이유를 두고 종전 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고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중단하면 철회 가능하며 연락사무소도 철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신문은 미국에 제안에 대한 북한의 생각이 정상회담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