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제외 지역 반발 확산...SOC 예산 투입 역대급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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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제외 지역 반발 확산...SOC 예산 투입 역대급 되나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1.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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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대신 패스트트랙 등으로 사업 조기 추진 가능성 / 수도권 등 대형사업 추가되면 토건 눈덩이처럼 불 듯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대규모 예타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패스트트랙 도입 등으로 조기 사업착공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의 대형사업을 비롯해 추가로 토건사업들이 실시될 경우 '역대급 사회간접자본(SOC) 정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강원·동해경제인연합회는 전날 정부의 예타면제 대상에 제천~영월고속도로 사업이 제외된 데 대해 성명서를 내고 "물류의 중심인 동해항과 서해안 평택항의 최단거리 고속도로의 연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지역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GTX-B 건설사업을 추진했던 수도권 지역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남양주시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 이덕우 위원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으로 발표한 GTX-B역 신설은 완전 허구이고 기만행위"라며 "기반시설이 없는 베드타운으로 드러난 3기 신도시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투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구 사업이 예타 대상에서 제외된 정치인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수원이 지역구인 김영진 의원과 백혜련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신분당선 예타 면제 제외는 13년 전 국가가 주민들과 한 약속을 저버린 것으로, 역차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경기도와 수원시민이 함께 '신분당선 연장선 착공 TF'를 구성해 신분당선 연장선의 첫 삽을 뜨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반발한 바 있다. 수원시는 정부에 "신분당선 연장구간에 대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인 민경욱 의원도 "인천 시민에 대한 홀대이자 역차별로, 정부는 상반기 중 예타 통과를 인천시민께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앞으로 대규모 예비 타당성 면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전날 예타 면제 대상 발표 직후 "이번처럼 거대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발표는 더 이상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천 송도와 서울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김포 지하철 5호선 한강선(가칭), 서울 서북부 지하철 3호선 연장과 8호선 연장선(별내선) 등을 올해 안에 예타를 마치도록 추진하거나 지자체와 빠르게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전날 "수도권 주거 안정 및 교통난 해소를 위해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GTX-B노선에 대해 "연내 예타가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고,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과 병행해 올해 1분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도 개선'이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도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도권 지역도 예타 면제가 아니더라도 면제에 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경제성이 확실한 지역은 지속적으로 면제에 대한 논의를 심사하고 면제에 준하는 패스트 트랙으로 조속 심사를 통해 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도 지난해 말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에 대규모 공공투자 프로젝트 중 예타 면제 지원사업을 확정하고, 올해 중 사업착수 비용 지원 등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기에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의 예타면제 규모는 이명박 정부 때의 60조원을 바짝 뒤따라가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를 '토건 적폐'로 비판했던 문 정부가 SOC 사업을 향후 예타 면제 또는 제도 개선 등으로 조기 착공을 지원할 경우 SOC 사업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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