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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상공인 아닌 제조업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유통중기부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한다고 하지만, 펼친 정책들이 과연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어요.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최저임금 문제는 오히려 더욱 저를 옥죄고 있어요.”

취재 중 만난 한 카페 주인 김선태(가명)씨의 하소연이다. 이 카페는 불과 2년 전만해도 24시간 운영되는 카페였다. 자정부터 6시까지도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30여명에 달하는 만큼 이른바 ‘잘 나가는 카페’였다. 

김 씨가 밝힌 개인 수입은 인건비를 제외하면 200만원 수준이었다. 교통이 발달된 상권에 자리 잡은 만큼 임대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로 빠져나갈 금액이 늘어나면서 월 100만원도 벌기 힘든 상태로 내몰렸다. 

정부가 자영업 지원 정책을 펼친다는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신청하러 갔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바로 일자리안정자금 때문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4대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알바생들이 자신의 수입을 조금이라도 보존하기 위해 4대 보험 가입을 거절해 더욱 난처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일자리안정자금 확대를 발표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세금으로 근로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238만명에게 2조818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해 256만명에게 2조4444억원을 지원했다는 점을 봤을 때 액수를 대폭 확대한 셈이다.

일자리안정자금 액수는 확대했지만, 소상공인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앞서 김 씨가 말한 4대 보험 때문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을 받으려면 근로자가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산재보험은 100%, 나머지 보험은 보험료의 절반을 사업주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실제 소상공인들은 정책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인식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영세업체 1204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89.9%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33.1%는 ‘4대 보험 미가입 사업주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출범 당시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를 표방했다. 소상공인을 산업의 한 부류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아픔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라는 명목 하에 억누르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도 현실적으로 소상공인보다 제조업을 위한 법으로 인식된다. 뒤늦게 보험료를 최대 90%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들은 이마저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휴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돌입하고 나서야 정부는 속조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소상공인들은 당장 내일을 걱정하며, 초조한 심정이다. 소상공인의 절규가 정부에 닿아 확실한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신승엽 기자  sys@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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