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성범죄는 홀로코스트...잔인한 공동체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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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성범죄는 홀로코스트...잔인한 공동체 바꾸자”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1.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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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위 주최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1년 전 검찰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며 ‘미투’ 운동의 출발점이 된 서지현 검사가 국회를 찾아 사회공동체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서 검사는 자신이 겪었던 ‘2차 피해’를 털어놓으며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공동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2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가 국회에서 개최한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했다. 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로 고통을 받았을까, 아니면 성범죄를 방치하고 가해자들을 두둔하는 공동체로부터 입을 열지도 못하고 고통받으며 죽어갔던 것일까”라며 “진실과 정의를 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하는 비정상적인 시대는 끝나고, 잔인한 공동체는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성범죄는 결코 개인의 범죄가 아니고 집단 범죄이자 약자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홀로코스트라고 생각한다”며 “미투는 결코 특별한 게 아니라 더 이상 성범죄에 침묵하지 않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서 검사는 그동안 이뤄진 ‘2차 가해’에 대해 분노하며, 모든 성폭력 피해자 뿐 아니라 내부고발자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미투 글을 올린 이후) 음모론부터 ‘정치하려 한다’, ‘인간관계와 업무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2차 가해가 정의의 수호기관인 검찰과 법무부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제 인간관계와 업무 능력에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냐”고 했다.

서 검사는 “이 사회는 지나치게 가해자들에게 관대하고 피해자들에게는 항상 괴롭고 우울하고 죽을듯한 고통속을 요구한다”며 “피해자 다움 따위 없다. 피해자말로 행복해져야 하는 사람이고, 제발 가해자들이 범죄자 다움을 장착하라”고 했다.

이에 여당에서는 관련 입법과 보호장치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도 관련한 법안 발의 건수가 140건을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 논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당에서도 오늘 주신 말씀들 이것이 귀한 거름이 되고 실질적인 결론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좌담회를 주최한 정춘숙 의원도 “여성들의 노력으로 침묵의 카르텔 깨져가고는 잇지만 조정식 말햇듯 국회에서 145건 넘는 법안 잇지만 35건만 통과됐다”며 “안타까움이 남아있다”고 했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호중 교수는 전문가로 참석해 국회의 형량 강화 위주의 입법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입법이 형량을 강화하는 것”라며 “가장 효과를 담보하지 못하는 입법이다. 그만큼 보여주기식에 그칠 가능성이 있고, 형량을 강화했다는 이유로 그 안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투 운동이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성폭력의 가장 근본적 인권침해 지점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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