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별세… 향년 9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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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별세… 향년 93세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1.29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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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 공개·인권운동… 생존자 23명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해 9월 외교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촉구하며 빗속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김복동 할머니가 오늘(28일) 오후 10시 41분 별세했다”면서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한다”고 밝혔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한 김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됐다. 이후 중국·홍콩·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에 끌려 다니며 피해를 봤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었다. 1992년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이후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또 2012년부터 유엔인권이사회를 비롯해 미국·영국·독일·노르웨이·일본 등을 수차례 방문하며 전쟁 없는 세상,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위한 활동 등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기부 활동도 활발히 이어나갔다. 2015년 6월 전쟁·무력분쟁지역 아이들 장학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했다. 2017년 7월 재일 조선 고등학교 학생 2명에게 김복동장학금을 전달하고, 2017년 8월에는 사후 남은 모든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약정도 맺었다.

2017년 11월에는 포항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1000만원을 후원하고, 여성인권상금 5000만원을 기부해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한 김복동 평화상을 제정했다. 지난해에도 재일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하고, 올해 1월에는 바른 의인상 상금 500만원을 재일조선학교에 후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9월 암 투병 중에도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위해 1인 시위를 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정의연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김 할머니의 빈소를 마련하고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위원회를 구성했다. 31일까지 빈소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추모회가 열린다. 발인은 2월 1일이다.

장례위원들이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일본대사관으로 추모 행진을 한다. 이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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