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업의 노력…소비자도 색안경 벗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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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의 노력…소비자도 색안경 벗고 봐야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9.01.29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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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한 번 결정된 인상은 쉽게 변하지 않고 이는 곧 실적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적인 이미지의 경우에는 이를 뒤집는데 40시간 이상과 200배의 정보량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이미지에 입력되는 첫 정보로부터 무언가를 쉽고 빠르게 판단하려고 하는 본능적인 의지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 번 실추된 이미지를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올해에도 끊이지 않는 식품 이물질 논란 속 골치를 앓는 기업들을 보면서 그동안 기업이 지녀온 이미지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말해준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분유 이물질 논란이 잠재워진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유아용 주스 ‘아이꼬야’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또 한 번의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논란이 있을 때와 달리 지난해부터 분유 스테디셀러인 ‘임페리얼 XO’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례적으로 강력 대응에 나섰다. 남양유업 측은 전 공정 자동화 생산, 의약품 제조설비 수준의 관리를 하고 있어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 혼입은 절대 불가하다고 반박했고 추가로 외부 공인기관의 검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신 분유 설비와 생산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소비자와 언론 등 외부기관에 생산설비를 개방하기도 했다.

또 이번 주스 곰팡이 논란 당시에는 사건 발생 후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후 공식 사과문을 바로 게재했고, 제조상의 문제는 없으나 배송 운송 과정 중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지키고자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 ‘책임소재를 제조사가 아닌 배송 또는 유통사로 떠넘기려고 한다’, ‘2013년부터 불매 운동 중이다’ 등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그동안 신뢰를 잃어왔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초코에몽’ 제품과 남양유업 커피 ‘루카스나인’제품에서 각각 11cm 렌치와 3cm 바퀴벌레가 발견되는 등 이물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제조 공정상 혼입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반복하는 한편 응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반면 최근 오뚜기에서도 라면 제품인 ‘진짜쫄면’ 봉지 안에서 때와 얼룩이 묻은 장갑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특히 오뚜기 측이 해당 제품에 이의를 제기한 소비자를 응대하는 과정에서 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남양유업과는 정 반대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참 별의별 일이 다 있네요’, ‘갓뚜기인 줄 알았는데 이런 거도 못 걸러내고 실망했어요’ 등의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갓뚜기답게 사과도 빨리 하네요’ 등 너그럽게 바라보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큰 장갑이 너무 깔끔하게 들어가있는 게 신기하네요’, ‘회사에 불만 품은 사람이 일부러 넣은 것 같은 느낌’, ‘삼양도 농심 제꼈다가 이런 일이 많이 나왔다’ 등 조작 제보 같다면서 감싸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동안의 행보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기업이 무조건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몇 시간,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기업이 부단히 노력할 때 소비자 역시 무조건 미워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색안경을 벗고 제품 그 자체, 현 상황만을 바라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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