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 탄핵 프레임을 고리로 재차 불출마 결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 2인자였던 황 전 총리로 인해 그동안 잠잠했던 당내 계파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자, 자신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의견 개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자신의 전대 불출마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황 전 총리와 함께 사실상 당권 출마가 예고되는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솔직히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하면서도 황 전 총리에 대해서는 "친박(친박근혜) 프레임,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불출마를 압박했다.
그는 "친박탄핵 프레임은 당내통합에 방해 되는 거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위한 보수정치 통합 걸림돌 될 것"이라며 "그나마 약하다 했던 계파논쟁이 당내에서 살아날 가능성도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20년 총선과 관련해 "이런 친박, 탄핵 프레임은 정부여당 실정 거듭해도 수도권 선거에서 원하는 결과를 못얻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선거를 수세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도 했다.
반면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은 24일 김 위원장의 '전대 불출마' 요구를 반박하며 사실상 일축하고 나섰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김 위원장의 사퇴 촉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한민국과 한국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희생을 다하면서 봉사하겠다"며 "저는 저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부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합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책임당원 3분의 1이 밀집한 핵심 승부처 대구·경북(TK)을 찾아 당심 공략에 나선 오 위원장 역시 김 위원장의 '불출마 요구'에 "당권주자들 중에서도 대권주자는 이번에 나오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당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문제"라며 "누가 대권주자다, 아니다 써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문제 제기는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무성 의원은 이날 '홍준표 전 대표의 TK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이재오 상임고문을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단일화에 대해 합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권을 생각하고 있는 지도자라면 이번 전당대회에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또 그는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자신은 출마한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당의 위기가 올 때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했고, 자꾸 몰아가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