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외식업… M&A 시장 프랜차이즈 매물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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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외식업… M&A 시장 프랜차이즈 매물 쏟아져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1.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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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 매각 착수…할리스·커피빈·놀부 등도 새주인 기다려
불황에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국내 전망 불투명한 탓
밀크티 전문 브랜드 공차가 최근 인수합병(M&A)시장 매물로 나왔다. 사진=공차코리아 홈페이지.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식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인수합병(M&A) 시장을 달구고 있다. 외식업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각종 국내 규제 등 리스크가 영향을 미치면서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밀크티 브랜드로 유명한 공차코리아가 M&A 매물로 나왔다. 사모펀드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를 팔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유니슨캐피탈이 공차를 인수한 지 5년여가 지난 현재를 투자금을 회수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보고 있다.

공차는 지난 2012년 김여진 대표가 한국 판권을 따내 홍대 앞 1호점을 낸 뒤 대표 메뉴인 버블티가 인기를 끌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4년 말 공차코리아 지분 약 65%를 약 340억원에 인수했다.

당초 대만 버블티 브랜드의 국내 판권만 갖고 있던 공차코리아는 일본 판권까지 따내며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2017년에는 대만 본사 지분의 70%까지 인수했다. 공차코리아는 현재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에서 직영사업을 하고 있으며 16개국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공차 매각 가격은 4000억~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공차코리아가 프랜차이즈 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가맹사업 비중이 약 30%에 그쳐 몸값 불리기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공차는 국내 출점 대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펼쳐 수익을 개선시켰다. 실제 공차는 실적 호조로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 2016년 75억원에서 2017년 140억원으로 2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식음료·외식 업체는 공차뿐만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시장에 이름을 올린 프랜차이즈 업체는 약 70~80개에 달한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할리스커피·커피빈·놀부·카페마마스·멕시칸 음식점 온더보더 등 유명 업체들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선 불황과 임대료와 최저임금 상승, 외식 감소 등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성장에 한계가 오면서 브랜드를 내놓는 곳이 많아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71.68로 추정된다. 기준점(100)보다 낮다는 것은 매출액이 하락한 업체가 상승한 업체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매각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데다 정부 규제마저 강화되면서 식음료 브랜드가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비인기’ 업종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물로 나온 브랜드도 대부분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매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식 브랜드 매드포갈릭도 원매자를 찾지 못해 매각을 잠정 중단한 상태며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도 매각 거래가 답보 상태다. 식음료 사업 특성상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어가는 정부 기조를 볼 때 향후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짙어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진입 장벽은 낮지만 경쟁업체가 많아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며 “산업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선뜻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나서는 곳을 찾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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