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맞는 대한항공, 잇단 악재에 변화의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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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맞는 대한항공, 잇단 악재에 변화의 바람 부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1.1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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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오너리스크에 국민연금·KCGI 공세까지 겹쳐
3월 주주총회 및 창립 50주년 맞아 거버넌스 개편될지 주목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오너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국내 행동주의 펀드 KGCI의 공세까지 겹쳤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대적인 그룹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전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적용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는 기존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횡령·배임 등 대주주 일가와 경영진의 사익 편취 행위, 저배당, 계열사 부당 지원 등 주주가치 훼손 행위에 대해 주주권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14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이르면 다음주 회의를 열고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결과는 오는 2월 발표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또 대한항공과 한진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7.34%(3대 주주)와 한진 지분 7.41%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이후인 지난해 6월 대한항공에 경영관리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주주권 행사가 최종 결정되면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열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 반대 및 사외이사 선임과 해임 등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 역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대한항공 보잉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민연금과 KCGI의 공세에 대한항공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그룹을 총괄하는 조 회장이 현재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1심 재판 중에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 리스크로 최근 문재인 정부의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오는 3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은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주관을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 ‘항공업계의 유엔 회의’라고 불리는 IATA 연차총회는 세계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항공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다. 통상 총회 주관 항공사 CEO가 총회 의장을 맡기 때문에 조 회장이 의장을 맡을 예정이지만, 잇따른 지배구조 개편 압박 및 오너재판으로 조 회장의 의장직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자체적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창립 30주년이던 199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고 조 회장이 전문경영인 심이택 사장에게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넘겨준 것. 때문에 올해 50주년을 맞아 대한항공이 또 한 번의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시 조중훈 회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모든 책임을 떠안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안다”면서 “그 당시와 현재 악재가 겹친 상황이 비슷해 50주년을 맞아 대한항공을 둘러싼 그룹 내 후계구도가 바뀔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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