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실패 용납해야 혁신성장" 文 대통령 "굉장히 중요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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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실패 용납해야 혁신성장" 文 대통령 "굉장히 중요한 말씀"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1.1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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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화두로 열띤 최 회장 등 기업인과 열띤 대화/ 규제 샌드박스 시행 경과 보며 최대한 규제 개혁 노력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 기업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최태원 SK회장은 혁신성장의 전제로 "실패에 대한 용납"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라고 맞장구 치는 등 대기업 경영인과 우리 경제의 나갈 방향을 두고 열띤 대화를 나눴다.

▮혁신성장론 두고 대통령과 기업인 열띤 대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네번째 질의자로 나선 최 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정부에 △혁신성장의 산업화를 위한 비용 최소화 △글로벌 인재 인재 양성 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혁신성장의 첫 번째 기본전제로 "실패에 대한 용납"을 꼽은 뒤 "이를 용납하는 법을 적용하거나, 규제를 완화하시거나, 기본적인 철학적인 배경이 '실패를 해도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패를 통해서 축적이 이루어져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R&D 예산을 20조원 이상 확보했다고 말씀 드렸는데, 대체로 단기성과를 중심으로 R&D가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단기에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위조로 가고 있는데 R&D도 보다 장기적 과제, 장기적인 과제라는 것은 실패할 수도 있는 그런 과제"라며 "그런 실패할 수도 있는 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R&D 자금을 배분해서 실패를 통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그래서 실패해도 성실한 노력 끝에 그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를 하나의 성과로 인정해 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각별히 관심 가져 주기 바란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최태원, 혁신성장 일환으로 사회적경제 재강조

최 회장은 혁신성장의 일환으로 사회적경제를 화두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경제를 많이 일으킨다면, 사회적기업은 고용창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일례로 유럽은 고용창출 전체의 6.5%를 사회적경제에서 내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가 힘을 합해서 이쪽 부분에 힘을 쏟으면 혁신성장에 또다른 부분이 사회적경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지난번에 이 말씀을 1년, 햇수로는 거의 2년 전에 한번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며 "그런데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법들이 진행이 안 되고 있다. 어떻게 하실 건지, 구상을 알면 상당히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을 대신해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에 대한 부분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는 중요과제"라며 "현재 국회에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오랜 기간 묵혀있다. 통과가 안 돼 계류 중이다. 그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답했다.

▮정부, 규제 샌드박스 후속 조치 약속

혁신성장은 이번 간담회의 주요 화두였다. 그래선지 다른 참석자도 이에 대한 의견을 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혁신성장에는 창의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포지티브방식, 즉 '무엇 무엇이 되고, 다른 것은 안 된다'로 되어 있어서 창의성을 갖기 어렵다. 이것을 '무엇 무엇은 안 된다. 다른 것은 다 된다'는 네거티브방식으로 바꾸어야 창의성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공직자가 소신 있게 못하는 것은 감사원의 정책감사 때문"이라며 "공무원들이 유연성 있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여러 차례 우리가 강조하고 있다"며 "우선 이번에 규제 샌드박스가 시행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제한적으로 그 실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경과를 봐서 최대한 규제 체계를 바꾸어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감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행정에 대해서는 아예 면책시켜 주겠다는 적극 행정면책제도 부분은 이미 감사원에서 천명한 바 있다"며 "실행 안 되는 부분은 다시 한 번 감사원에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나아가 오히려 소극적 행정에 대해서 문책하는, 그래서 적극행정을 더 장려해 나가는 그런 행정 문화까지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文 "남북경협 중국과 경쟁서 우위 점해야"

이날 대화에서는 남북경협도 화두였다.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은 "남북경제협력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북한은 그동안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고, 중국과의 우호관계 영향으로 남한과의 경제협력보다 중국 동북3성과 경제협력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반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으로 개성연락사무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남북한 민과 관이 만나서 남북 인프라 표준 정비사업, 남한의 기술 인력과 과학인력 양성체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니 이것을 협력과제로 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며 "대통령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경협은 국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며 "제재가 풀리게 되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제협력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제재가 풀리기 전에라도 조사연구를 선행하고, 표준화 등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의 준비 작업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주신 좋은 말씀 잘 듣고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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