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국방백서] ‘北은 적’ 표현 사라지고 한일 대신 한중 안보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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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첫 국방백서] ‘北은 적’ 표현 사라지고 한일 대신 한중 안보협력 강조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1.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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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무기용 고농축우랴늄 상당 보유 / 특수작전군 별도 군종 편성 전력강화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북한군은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고,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방백서는 1967년 이후 23번째로 발간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문재인 정부가 15일 출범 이후 처음 펴낸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안보협력 대상으로 일본보다 중국을 우선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철학과 한반도 평화외교의 방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주적 표현과 킬체인 용어 등 삭제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국방백서에는 삭제 이유에 대해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와 협력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방백서에서는 또한 킬체인이나 대량응징보복 등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용어들도 빠졌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달라진 남북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적을 북한으로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남북 간 평화분위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표명으로 해석된다.

▮"北 상당한 고농축우라늄 보유"

국방백서 내용 중 북한의 전력과 관련해서는 핵무기에 대한 평가가 눈에 띈다. 국방백서는 "북한이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50여kg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또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방백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2016년 신형 고출력 미사일 엔진인 '백두산 엔진' 개발에 성공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 부분에 대해서는 "탄두권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은 (북한이) 실시하지 않아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 요인암살 등 특수전 강화

북한의 특수전 전력은 핵무기와 함께 우리 군을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의 하나다. 이와 관련, 국방백서는 북한이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의 군종으로 편성하고 분류해 특수전 부대는 2년 전보다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특수전 부대는 전시 땅굴이나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침투수단을 이용해 전·후방 지역에 침투해 주요 부대와 주요 시설 타격, 요인 암살, 후방교란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북한은 재래식 전력에서 독립적인 작전 가능 독립여단이 131개에 달한 것으로 드러나 우리 군의 4.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백서는 북한군이 병력과 전략무기 등의 분야에서 우리 군보다 양적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일에서 한중으로 국방협력 중심이동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에 대한 기술만이 아니라 주변국에 대한 부분에서도 주목할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미국 이외 주변국과의 국방교류협력에서 한일 보다는 한중 협력을 우선시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사드 갈등 이후 점진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한중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방백서에서는 한일 국방교류협력 부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기본가치 공유’라는 기존의 표현이 빠졌다. 이는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 초계기 등 악화된 양국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 전환 속도전 진행 예고

국방백서는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올해 속도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을 예고했다. 국방부는 백서를 통해 한미 양국이 올해부터 새로운 편성안을 적용해 연합연습을 시행한 후 이를 보완하고 발전시켜 전작권 전환 시에 최종 편성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 양국은 미군 사령관과 한국군 부사령관 체계의 한미연합군사령부를 편성하고 있지만 전작권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 사령관과 미국군 부사령관 체계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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