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해 14일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미세먼지 원인을 정부를 향해 "할 말은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인 환경외교정책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삶의 질이 미세먼지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자세의 대전환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중국에 대한 저자세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 촛불정부라면 좀 달라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정 대표는 또 "기상청이 도입했던 기상 항공기를 매일 가동해서 일일 단위로 한반도 상공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 발표할 필요가 있다"며 "왜 정부가 그동안 당당하게 자료를 발표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역시 중국을 의식한 소극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18일 문 대통령은 환경부로부터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미세먼지는 중국과도 관련이 있음을 많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에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 국내 문제도 있을 뿐 아니라 원인 규명도 다 풀리지 않았다"며 "중국도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함께 지혜를 모으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대표의 이날 발언은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보다 적극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울의 오염물질은 주로 자체적으로 배출된 것"이라며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전문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은 전날에 이어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0㎍/㎥를 넘어 비상저감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를 두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온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의 대기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환경부 누리집 에어코리아도 이날 "이번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된 후 낮 동안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어 전 권역에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