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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규제장벽에 무너지는 게임왕국

[매일일보 이근형 기자] 연초 국내 게임 시장이 위기론에 휩싸였다. 김정주 NXP 대표가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을 매각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양극화 심화와 규제로 활기를 잃어가는 한국 게임 산업에 낀 먹구름이 더 짙어졌다.

김정주 대표는 벤처 1세대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산 증인이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해 올해로 25년째를 맞았다. 1996년 한국 온라인게임의 시조 ‘바람의 나라’를 탄생시켰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온라인게임 강국이 됐다.

바람의 나라는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넥슨은 이후로도 수많은 히트작을 내놨다. 그 이상으로 많은 신작 게임을 쏟아냈다. 넥슨 직원조차 게임 이름을 다 꿰지 못할 정도다. 넥슨을 게임 백화점으로 부르는 이유다.

지난 25년 넥슨은 2조원이 훌쩍 넘는 매출과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 게임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가치는 10조원대다. 단연 국내 1위다. 세계적인 게임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넥슨의 매각 소식에 직원은 물론 게임산업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이를 두고 시장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주식 공여문제로 재판을 받으면서 지쳤다든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규제 장벽에 한계를 느꼈다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에서 시작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연 매출 13조원에 달하는 당당한 산업으로 커졌다. 연간 해외에서 21억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효자다.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이 됐다. 반도체나 조선, 자동차에 비하면 작지만 파급효과는 못지않다. 한류의 원조로 세계 시장에서 다른 한국 상품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크다. 산업 종사자만 7만7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 유망 산업이다.

게임산업은 25년간 덩치는 수천, 수만 배 커졌지만 체질은 여전히 취약하다. 바람 앞의 등불이나 다름없다. 각종 규제로 성장한계에 봉착했다.

게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도 여전히 차갑다. 안방에서 더 차별대우를 받는다. 한쪽에서는 효자산업으로 추켜세우면서 다른 쪽에서는 사회악이라며 규제의 울타리 안에 가두려고 한다. 문화상품인 게임을 도박 취급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나 아이템 제한 같은 구시대적인 규제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세계인이 열광하는 한국 게임산업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문화상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창의성이 사라졌다. 게임 신작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게임기업들도 모험보다는 안전을 택하고 있다. 성공한 게임을 재탕, 삼탕 하는데 만족한다. ~2, ~3, ~모바일 등 IP(지적재산권) 활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신작 행세를 한다. 소비자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온라인게임 주도권이 넘어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게임 질병코드 분류까지 규제의 장벽은 높아지려고만 한다.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가 안 보인다.

넥슨 매각은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한국 게임산업은 위기다. 가장 큰 원인은 규제다. 규제를 혁파하지 않으면 게임산업의 침몰을 막을 수 없다. 게임산업을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은 규제 개혁을 통해 잃어버린 도전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게임은 창작물인 문화상품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콘텐츠다. 콘텐츠 산업은 상상 속에서 성장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시작이다. 

이근형 기자  rilla31@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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