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문 의장은 신임 청와대 비서진을 향해 소통의 중요성을 당부하며 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야당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수석은 3선의 국회 경력을 언급하며 “국회가 고향같다”고 화답했다.
문 의장은 10일 국회의장실에서 노 실장과 강 수석을 면담하며 “팀워크가 환상적이다. 기대가 많아서 서운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노 실장이 청와대 비서실의 3대 원칙으로 ‘성과·소통·규율’을 제시한 것을 거론하며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다. 레일은 잘 깔았는데 열차가 안 달리면 무능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성과를 내야 하는데 노 실장이 이 내용을 취임 일성으로 했다”면서 “(집권한 뒤) 3~4년기에는 느슨해지고, 잘못하면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커진다. 절제와 규율, 기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문 의장은 “비서실장과 비서진이 함부로 행동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대통령께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보고싶은 것만 보면 안 보인다”면서 “레이더를 대통령께 여는 것보다 국민, 국회의 야당, 국회의장 쪽을 향해 귀를 열면 잘 들린다. 초심을 잃지 말아라”고 했다.
노 실장은 “제가 많이 부족한데, 의장께서 정계 원로이시고 (노무현정부에서) 비서실장도 하셔서 너무 잘 아시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어 노 실장은 “사실 청와대에 가는 것보다 여기 오는 게 고향 오는 것 같다”고 해 주변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강 정무수석도 “실장이 (국회의원) 3선이고 제가 3선, (복 정무비서관이) 초선이라 합쳐서 7선”이라면서 “국회와 더 친할까봐 대통령께서 걱정하신다”고 농담했다. 문 의장은 이에 “저랑 더 친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성공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노 실장은 문 의장의 예방 뒤 주승용(바른미래당) 국회 부의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여야가 입장이 다르다는 것은 서로 역할이 다른 것인데, 그것을 너무 서운해할 것 없다”며 “야당은 야당 역할을, 여당은 여당 역할을 하는 차이인데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자체에 차이가 있겠느냐”고 했다. 노 실장은 방문을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기회가 될 때마다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많은 분을 만나 얘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했다. 노 실장과 강 정무수석은 오는 11일 국회를 다시 찾아 여야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