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체
HOME 오피니언 독자기고
[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문화접대비 확대 반길 만하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얼마 전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빅뱅 멤버 태양의 집이 공개되면서 더불어 그가 소장한 미술 작품들이 이목을 끌었다. 그가 작품을 보는 어떤 취향이 반영되어 미술품을 소장했는지 보다도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라는 이미지가 좀 더 큰 화제였다. 화려한 차와 드레스 룸 고가의 전자제품은 자금력이 있다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지만, 미술품을 소장한다는 것은 조금 다르다. 작품에 대한 심미안과 배경지식이 따라야 가능한 특별한 영역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는 문화예술 장려를 바라는 사람들이 반가워 할 조항이 보인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문화접대비 적용 대상에 100만원 이하의 미술품 구입비용이 새롭게 추가되었고, 법인에서 미술품을 구입 시 손금 산입이 가능한 기준 금액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문화접대비는 기업의 접대비 한도가 초과할 때 문화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의 20%까지를 비용으로 추가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인데, 특히 매출액 대비 접대비가 대기업보다 수배 높은 중소기업에 이용할 기회가 더 많은 특화된 제도이다. 공연장이나 전시회 입장권 구입비용이 대표적으로 포함되었지만, 100만 원 이하의 미술품 구입비용에 대한 항목이 새롭게 주목해 볼 만한 소식이다. 100만 원 이하여도 크기가 작은 작품이나 신진작가, 에디션이 있는 사진이나 판화 작품 등은 충분히 구입 가능하다.

직원들을 위해 회사에 걸어 둔 미술 작품이 주는 힘은 결코 작지 않다. 로비에서, 식사하러 가는 복도에서, 머리를 잠시 식힐 휴게공간에서 마주치는 작품을 통해 얻는 아티스트의 창의적 에너지는 업무 속 유연한 조직 마인드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되어 주기도 하며, 밝고 경쾌한 기업 분위기와 조직 분위기를 상승시켜준다. 임직원뿐 아니라 방문 고객,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도 열린 문화를 제공하며 척박한 문화 생태계에서 아티스트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도 갖는다.

무엇보다 아직은 생활 속 예술 향유 문화가 척박하기만 한 우리 현실에서 이번 문화접대비 확대가 생활 속 예술의 지평을 넓혀 주길 기대해본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생활 속에서 예술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다보면 누군가는 언젠가 컬렉터로 입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예술은 더 이상 특정계층만의 향유물이라는 인식도 변할 것으로 믿는다.

송병형 기자  byhysong@nate.com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