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일자리 정부’를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실업자는 3년 연속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 명에도 그치지 못해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악화됐다. 실업률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고용 지표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000명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2017년 취업자 수 증가폭(31만6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증가 폭이 16만5000명을 기록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음달 3만4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며 고용 상황은 개선되지 못했다.
실업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연간 실업자는 107만3000명을 기록해, 2016년 이후 3년 연속 100만 명을 넘겼다. 이는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3년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전체 실업률도 전년보다 0.1% 오른 3.8%를 기록했다. 이 또한 2001년(4.0%) 이래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보다 0.3% 하락한 9.5%를 기록했다. 그러나 단기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생 등을 반영한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2.%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아 체감 실업률은 최악의 수준이었다. 중요 지표 중 하나인 고용률도 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고용률은 60.7%로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정부는 이러한 지표에 대해 인구증가 둔화와 구조조정 등이 복합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전체 인구 증가폭 축소,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 자영업 부진에 따른 서비스업 분야 구조조정 등이 겹쳤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