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2기 개편] 노영민 "실장도 수석도 비서일뿐...춘풍추상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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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2기 개편] 노영민 "실장도 수석도 비서일뿐...춘풍추상 새겨야"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1.0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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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3년차 국정 위기 맞자 ‘원조 친문’ 전면에 / 노 신임 비서실장 취임 일성 '기강해이 경고'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비서)실장이 됐든, 수석(비서관)이 됐든 비서일 뿐이다. 그것을 항상 잊지 않게 노력하겠다."

8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노영민 전 주중대사의 짧은 취임 인사말은 이같이 끝을 맺었다. 현재의 청와대 위기를 부른 비서진 기강해이를 겨냥한 말이다. 노 비서실장은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사자성어도 꺼냈다. 그는 "제가 (청와대에) 일찍 와서 몇 방을 들러 봤는데 춘풍추상이라는 글이 걸려 있는 것을 봤다"며 "정말 비서실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한자성어"라고 말했다. 춘풍추상은 '지기추상 대인춘풍'을 줄인 말로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대하라'는 뜻이다. 역시 청와대 비서진의 기강해이를 경계하는 말이다.

노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울 때면 등장하는 최측근 인사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시절이던 2015년 한 라디오 토론회에서 "정치 현안을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7년 대선 때는 캠프 조직본부장을 맡아 원조 친문그룹의 중심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실장 등 원조 친문인사 카드로 청와대발 스캔들 등 해이해진 분위기를 전환하고 국정운영 하반기를 이끌어간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준비 없이 출범한 1기 청와대와는 달리 2기 청와대는 보다 높아진 잣대를 충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더 이상 '선한 의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이날 청와대 개편 자리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다.

자리를 떠나는 임종석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의 초심에 대해 꼭 말씀드리고 싶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 기대 수준에 충분치 못한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개월 동안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이유, 당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 대통령이 더 힘을 내서 국민과 헤쳐나가도록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문재인 정권은 인수위 없이 시작했다. 그러다보니까 초기에 청와대를 세팅하는데 있어서 정말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며 "임 (전) 실장을 비롯해 1기 비서진들이 잘 세팅해줘서 안정화시켰다고 생각한다. 정말 수고가 많으셨다는 말을 드린다"며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두렵기도 하다. 그 부족함을 경청해 메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노 실장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한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할 때 정책위의장을 했다. 공무원연금이라는 손에 들기도 싫은 이슈를 다뤘었다. 215일동안 나름 (협상)했던 그 기억을 대통령께서 아직 잊지 않으셔서 감사했다"며 "정무가 무엇일까.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책이 국민들과 때로는 충돌하고, 국민들이 이해 못하는 것을 3년여 동안 지켜봤다"며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달하고, 민의를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게 제 역할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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